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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마션>을 보고 왔다 # 기억이 맞다면, 생애 첫 '우주영화'는 이다. 선체 이상으로 우주미아가 될 뻔한 비행사 3명이 무사히 지구로 돌아오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다룬 이 영화에는 어김없이 나사(NASA, 미 항공우주국)이 등장한다. 휴스턴 기지에서 거대한 전광판과 복잡한 기계들을 모든 직원이 동시에 바라보며 '단 한 순간'에 집중했다 마침내 그 순간에 일제히 환호하는 장면도. 나사가 등장하는 영화라면 어김없이 나오는 일종의 클리셰다. 3년 뒤 개봉한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예상을 저버리지 않았다.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하나의 목표가 이뤄지는 그 순간, 카메라는 여느 우주 영화처럼 나사 내부를 비춘다. 많은 사람들은 오직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환호한다. 촌스럽게도, 나는 그만 이 광경을 보며 울컥했다. 을 보며, .. 더보기
가을, 제주 # 어김없이 명절이 돌아왔다. 제주에서 맞이한 세 번째 추석. 지난해까지도 이곳에서 보내는 명절에는 어색함과 낯설음이 짙게 배어있었는데 이제는 좀 익숙해진 기분이다. 집집마다 차례 드리러 다니는 옛 풍습도, 어느 곳이 몇째집인지 하는 역사도 터득했고, 육지와 달리 꼬치에 꿴 적갈, 늙은 호박을 무친 나물과 카스테라나 빵을 올리는 차례상도 익숙해졌다. 물론 여전히 어른들끼리 사투리 써가며 나누는 대화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친가만 해도 예전보다 차례상차림이 많이 단순해졌다지만 여전히 음식 장만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이번 추석에도 큰어머니는 먹음직스러운 생선과 닭찜, 여러 야채와 돼지고기를 잘 다져 섞은 동그랑땡, 두부전과 녹두전, 약과 등을 준비하셨을 테지. 조상님께 올릴 상을 한가득 차리는 마음은.. 더보기
그때 내가 했던 대답은... 옛날 자료들을 보다가... 문득 옛 생각이 나서... 입사 지원하며 썼던 '2020플랜' 보고서를 찾아봤다. 역시 예상대로 곳곳에 느껴지는 허세의 흔적...ㅋㅋㅋ;; 그럼에도 여전히 고민하는 지점과 닿아있으니 일단 기록을. ================================ (오마이뉴스 미래전략 2020) “자기표현은 새로운 오락이다.” 미국 인터넷 언론 를 세운 아리아나 허핑턴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정보 소비뿐만 아니라 자신도 정보활동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며 “이러한 충동을 이해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미래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자기표현’이란 새로운 놀이와 ‘저널리즘’을 접목시킬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의 표어가 바.. 더보기
왜 더 나아가지 못했을까. 뒤늦게 지난주 을 읽다가 한숨만.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39335.html '부실구조' 책임을 피하기 위해 해경이란 조직이 얼마나 부단히 움직였는지 보여주는 기사다. 지난 1월 김경일 정장 재판을 방청하며 품었던 의구심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 내 자신을 반성할 따름이다. 에휴...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076867&CMPT_CD=SEARCH 더보기
얼마나, 어떻게 # '좋은 선례'라는 단어를 많이 떠올리는 요즘이다. 100점짜리 모범답안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차라리 살아가는 것보다 수학문제를 푸는 일이 더 좋다는 생각도 자주한다. 결국 끝에 가서 묻는 것은 '나는? 얼마나?'다. 능력보다 욕심은 150% 부리고 있는데, 현실은 70~80%만 달성하면 다행이다.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인지 멍하니 생각해보면 깜깜하다. '지적질'이 쉬운 만큼 '제안'은 어렵고, 이 모든 것에 앞서 '인정'을 하기란 힘들다. 그 반대가 쉬운 까닭은 순간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의 흠도 보이기 마련인데, 무언가 번쩍 맞닥뜨린 순간에는 대부분 그렇지 않다. 아직 철이 덜 들었다는 뜻이겠지. # 오지랖을 조금 줄일 필요는 있다. 일단 발등에 떨어진 .. 더보기
1월과 2월 사이에 ​# 머리를 잘랐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짧게 자르고 펌까지 한 건 처음이다. 머리카락이 얇은 편인데다 트리트먼트 등을 전혀 안 하기 때문에 미용실에 몇 번 들락날락하면 꼭 머리카락 끝이 빗자루마냥 거칠어진다. 그때그때 잘라낸 줄 알았는데도 많이 상해서 광대뼈 근처 정도까지는 쳐내야 수습이 된다고 들었다. 딱히 머리 자르는 걸 아까워하지 않는 편이라 별 부담없이 "그럼 그냥 다 잘라주세요" 했다. 막상 자르고나니 어색하긴하더라. 사람들 반응도 나쁘진 않았다. 문제는 짧은 머리의 경우 하루하루 관리하기야 편하지만 미용실에 자주 가야 한다는 것. 휴일에도 다른 일하느라 앞머리도 눈을 찌를 때즈음 자르러 가는 내가 과연... 그러고보면 중학교 때 한두달마다 미용실에 칼같이 갔던 일이 신기하기도 하네. 역시 뭐든.. 더보기
소소한 나날들 #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찍어 SNS에 올린 사진들 정리..2014년의 마지막 점심은 온전히 날 위한 밥상. 콜라비를 넣은 배추된장국을 끓이고 삼치를 구웠다. 밑반찬을 현미밥에 곁들여 먹었다. 새해엔 남편과 더 많은 집밥을 함께 먹길 기도하며.​​세밑에는 그래도 파티 분위기를 내야지. J오빠가 놀러와서 함께 와인잔을 기울였다. 꼬치구이와 펜네파스타는 성공이었지만 굴소스병을 탁 치는 바람에 소스가 콸콸 쏟아져서 야끼우동은 짜게됐다. 굴소스 맛이 제법 강하다는 걸 또 까먹었다.​가족들과 새해 첫 극장 나들이. 를 봤다. 아빠랑 몇 년만에 극장에 온 건지... 점점 눈물이 많아진다. '나이 먹으면 그렇다'는 남편 말이 맞나보다.​며칠 전 서초동에서 만난 기가 막힌 하늘. '예술이다'란 감탄사가 절로.. 더보기
2014년 책읽기 결산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내년에는 더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아직 12월 27일이지만, 나도 한 해 읽은 책 결산이나 해볼까. 몇 년 전부터 틈틈이 읽은 책 목록을 기록해뒀더니 제법 요긴하다. 한 해 동안 얼마나 게을렀는지, 또는 얼마나 애썼는지 눈에 띈다. 올해는 그래도 좀 애쓴 해라 다행이다. 끝까지 다 덮은 책은 26권이다. 지난해보다 8권 늘었다. 그런데 리뷰는 정작 세 권밖에 쓰지 못했다. 과 , . 그나마 좀 생각하며 쓴 글은 리뷰(http://sost.tistory.com/448)다. 국정원 증거조작사건 항소심 기간에 읽은 책이라 이래저래 기억에 많이 남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알라딘 '이 달의 리뷰'에 못 뽑혔다. 내 알사탕(ㅠㅠ) 가장 강렬했던 책은 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