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수그룹홈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느 할머니에 관하여 # "할머니가 오고가실 수 있게 문을 닫지 마세요." 남자친구 집 근처 구멍가게 옆 낡은 녹색 철문에 박스테이프로 붙여진 종이 한 장이 있다. 머리가 허옇게 세고 허리는 구부정한, 바람만 불면 쓰러지실 것 같은 할머니는 그날도 지팡이에 의지해 한 발짝씩 힘겹게 떼고 계셨다. "안녕하세요!" 남자친구가 위태로운 그녀에게 씩씩하게 인사할 때마다 옆에 있던 나도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곤 했다. 몇 달 전부터 철문은 굳게 닫혀 있다. 풀은 바람보다 빨리 눕고, 빨리 일어나지만 너무 오랫동안 바람을 겪은 풀은 지치기 마련이다. 할머니도 그러신 걸까? # 몇 해 전 돌아가신 친할머니를 생각하면 꼭 '밥'이 함께 떠오른다. 밥 때라기엔 이르거나 한참 지난 후에 가도 할머니는 맨 먼저 "밥 먹었냐"고 물었다. 당신이 먹..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