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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과 민주주의

언제까지 신문은 나꼼수의 ‘특종’ 행진을 지켜만 볼 것인가 낯 뜨거운 고백이지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은 여당 국회의원의 비서였다는 경찰의 충격적 발표를 접하고 우선 떠오른 건 ‘나꼼수’였다. 10·26 재·보선 당일 아침 선관위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신문은 내막을 파고들지 않았다. 막연히 북한의 소행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이다. 반면 나꼼수는 ‘합리적 의심’을 근거로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계획적 범행 가능성을 물고늘어졌다. 결국 경찰 수사로 나꼼수가 제기한 ‘음모론’이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이명박(MB)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을 처음 터뜨린 것도 나꼼수였다. 사람들이 신문을 외면하고, ‘나꼼수 4인방’에 열광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프랑스의 소통과학 전문가인 도미니크 볼통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더보기
기자의 칼은 먼저 스스로를 겨누어야 한다 기자의 칼은 먼저 스스로를 겨누어야 한다.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를 ‘멀리도 가까이도 해서는 안 될 사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고 만나면 알고 있는 걸 주고 받아야 하는 직업이니 그렇다. 미국 관료들과의 문제가 불거졌으니 미국 언론의 윤리 규정들에서 살펴보자. 에서 발췌한 내용들이다. ▶언론은 그 종사자들에게 근면과 지식뿐만 아니라 언론인의 독특한 의무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성실성을 추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뉴스와 의견을 수집.전파하는 일차적인 목적은 국민에게 그 때 그 때의 쟁점들을 알려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함으로써 공공복리에 기여하는데 있다. = 그 때 그 때 국민에게 알리는 게 아니라 방송 전에 상대국 정보 담당자에게 알려 상대국의 외교 .. 더보기
도청을 파헤친 기자, 도청을 한 기자 (출처 미디어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356) [한 KBS기자의 찌질한 생존기] 찜찜한 침묵의 KBS보도본부 한국 제목으로 ‘대통령의 음모’, 영어 제목으로 ‘All the president’s men’이라는 영화를 처음 본 건 중고등학교 때였을 거다. MBC 주말의 명화였는지, KBS 토요명화였는지 기억이 나진 않는다. 기억나는 건 닉슨의 사임을 가져온 워터게이트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친 두 기자의 모습에 속된 말로 ‘뿅’ 갔다는 사실이다. 나중에 로버트 레드포트와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두 기자가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이라는 전설적인 탐사보도 기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어쨌든 이 영화는 내가 밥벌이로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 더보기
그저 변화를 믿을 뿐 "…비유하자면 한국의 저널리즘은 그동안 어려웠던 집의 맏아들같아서 도맡아 집안을 꾸려오느라 온갖 고생을 해오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와서 보니 공은 차치하고 흠만 남아 시비의 대상이 된 형국이다. 국권회복, 반독재, 근대화, 민주화 등의 고상한 명분에 눌려 자기의 본모습은 내놓을 기회가 드물었다는 것이다. 지극히 세속적인 저널리즘이 세속적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항상 칸드적인 정언명령과 의무론에 짓눌려왔다는 것이다." -자유언론과 민주주의('민주화 이후의 한국 언론 p88), 임상원 지난 토요일 필기시험의 주제는 '언론의 윤리적 딜레마와 사회적 책임론'이었다. 최근 경향신문 사건도 있고, 바로 전날 술자리에서 이와 관련된 썰을 좀 풀기도 해서 그닥 힘들이지 않고 글을 썼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자본과.. 더보기
2010년 한국에 지식인으로서의 저널리스트는 없다. …간단히 생각을 정리하면, PD 또는 기자라는 수식어와 상관없이 저널리즘은 오직 진실 추구의 과정적 실천 노력으로서 리포팅과 구별된다. 진실 복무에 태만한 기사·보도와 저널리즘은 본질적으로 전혀 무관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 저널리즘’의 반대 개념으로 ‘PD 저널리즘’을 주창하거나, ‘PD 저널리즘’의 이념적 정파성을 들어 ‘기자 저널리즘’의 균형적 객관주의를 내세우는 논리를 수긍할 수 없다. PD가 만들건 아니면 보도국에서 제작했건, 진실을 탐사하는 실천으로서 저널리즘이라는 이름 하나로 충분하다. 자발적 현실 취재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은 정보원이 제공하는 표피적 사실이나 확인조차 되지 않은 정보를 단순 릴레이하는 리포팅의 반대말로서 성립된다. 저널리즘은 주로 심층의 진실 발굴에 주목하고, 리포팅은 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