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너는 내 마음에 남아

남아 있는 날들 - 소설가 하성란, 4/28 기고문 중에서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은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하는 건 그 때문이다. 눈을 뜰 때마다 새로운 아침이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순전히 그 때문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오늘이 어제와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그날이 그날 같은 날들이 이어졌을 것이다. 머리맡엔 이런저런 소지품들이 널려 있다. 자명종과 혹시나 떠오를지 모를 이야깃거리를 적을 노트와 볼펜, 읽다 만 책, 안구건조증에 쓰는 인공눈물 등등. 급작스럽게 떠난 그의 머리맡엔 무엇이 있었을까. 그가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에서 낼 시집 목록들, 여름호에 발표할 미완성의 시, 벗어둔 안경…… 그는 내일 등교할 아이들에게 당부할 말을 생각하며 잠들었을는지도 모른다. 곁에 누운 아내의 말이 웅얼웅얼 잠결.. 더보기
20120417 김진숙씨 특강에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 행복하다. 그 싸움(한진중공업 투쟁 등)은 수많은 사람들이 해왔다. 나 혼자만 부각되는 건 너무 너무 부담스럽다. 2011년도 1월달 달력 있는 크레인에서, 정들어 한 번도 못 넘겼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달력 펼쳐져 있는 부분이 그대로 2011년 1월이더라. 힘들었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간, 나눌 수 있던 시간들, 제 삶에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18살 때부터 노동자로 생활했다. 부산에 있는 대구실업에서 남자들 와이셔츠를 만들었다. 만 이천명 노동자가 있었다. 그때 임금 1만 8천원, 생리대도 살 수 없어 훔쳐 쓰는 사람들 있었다. 잠자는 시간 없이 ‘타이밍’이란 각성제 먹으며 철야근무했다. 10 몇살짜리들이 미싱으로 자기 손을 박는다. 눈을 뜨고서도 그랬다. 미국.. 더보기
"자신을 믿고 갈 데까지 가 보는 게 야구고 인생" “‘어차피’, ‘혹시’, ‘반드시’ 이 세 단어를 어디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어차피’는 스스로 포기하는 것입니다. ‘혹시’는 1~2%의 희망을 쫓는 것이구요. 나는 ‘어차피’, ‘혹시’를 ‘반드시’로 바꾸려고 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걸 계발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야구’ 한 감독 중 남은 사람 없습니다. 승부가 무서운 걸 모르는 것이죠. 예를 들어봅시다. 8-0으로 이길 때는 8-0으로 끝내야 합니다. 점수를 내주어 8-7로 이기면 투수를 많이 써야 합니다. 전력 소모 없이 이겨야죠. 1승, 1승 잡고 올라가야 하는데, 경기를 놓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4~5점 리드할 때 시합이 가장 힘듭니다. 표현이 뭣하지만 ‘확인사살’이라도.. 더보기
"그냥 떠다니고 있어요(I'm drifting)" "바람이 불었고, 결심했다.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손발이 오글거려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던 이야기를, '후기'란 걸 쓰게 되어서야 털어놓았다. 고민하고 관심갖게 했던 상황들이야 많았지만 '결정적 순간'은 정말 그랬다. 하지만 그 순간, 마음을 채웠던 열정과 의지의 생명은 길지 않다. 추억보다 짧다. 만약 열정 혹은 의지마저 없다면? 타다 만 장작개비와 물에 젖어 아예 불이 붙지 않는 나뭇조각 중 어느 쪽이 더 불행할까? 아마도 후자일 것 같다. 영화 의 주인공 벤자민(더스틴 호프먼)의 모습과 비슷하다. 갓 대학을 졸업한 그는 좋은 성적, 우수한 교내 활동 등으로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니, 벤?" ".. 더보기
긍정성의 과잉, 피로사회 더보기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정치학 위험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위험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로부터 이윤을 얻은 사람들 사이에 적대감이 발생한다. 또한 위험과 관련된 지식의 사회적•경제적 중요성이 함께 증대되며, 위험을 설명하는 과학적 연구 내용을 구성하고 퍼뜨리는 대중매체의 권력이 커 간다. 이런 점에서 위험사회는 과학과 미디어를 바탕으로 한 정보화 사회이기도 하다. 수용 가능한 수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환자나 희생자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늘거나 줄어든다.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기업들은 비난의 포화를 맞게 되며, 기성 정치인들은 사고와 피해의 원인이 체제가 아니라 개인에게 있다고 책임을 떠넘김으로써 압력을 줄이려고 애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시장에 대한 참여 확대 기회로 활용하는데, 이때 과학자들은 양쪽 .. 더보기
강정의 전략학 더보기
선한 자에 대한 심문 앞으로 나오라, 우리는 그대가 좋은 사람이라고 들었다. 그대는 매수되지 않지만, 집을 내려치는 번개 또한 매수되지 않는다. 그대는 그대가 했던 말을 지켰다. 그러나 어떤 말을 했는가? 그대는 정직하고, 자기 의견을 말한다. 어떤 의견인가? 그대는 용감하다. 누구에게 대항하는 용기인가? 그대는 현명하다. 누구를 위한 현명인가? 그대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돌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대는 누구의 이익을 돌보는가? 그대는 좋은 친구이다. 그대는 좋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친구인가? 이제 우리의 말을 들으라, 우리는 그대가 우리의 적임을 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이제 그대를 벽 앞에 세우리라. 그러나 그대의 미덕과 장점들을 고려하여 우리는 그대를 좋은 벽 앞에 세우고 그대를 좋은 총의 좋은 탄환으로 쏠 것이며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