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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마음에 남아

"마지막 숨이 다할 때까지 그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는가? "나는 내 마지막 숨이 다할 때까지 그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부고에 뭐라 쓰일지를 신경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사람의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긴다. 용기가 사라진다. 생명력을 잃는다. 그 생각이 내 마음 속에 떠오르지 않도록 당신도 나를 도와주길 바란다." - 1969년 올로프 팔메(전 스웨덴 총리)의 인터뷰 중에서 더보기
바라는 것(Desiderata) 언젠가 기억해두려고 적어놨던 글. 무탈하면서도 피로감만 쌓여가는 일상을 돌아보며 다시 적는다. 조만간 다시 카메라도 잡아야겠다. ===================== 소란스러움과 서두름 속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하기를. 정적에 싸인 곳을 기억하기를. 쉽게 굴복하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를. 당신의 진실을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말하기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심지어 아둔하고 무지한 사람들에게도 귀를 기울이기를. 그들도 그들 나름의 이야기가 있으니. 사납고 나쁜 사람들을 피하기를. 그들은 영혼을 갉아먹으니.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면 공허해지거나 잠시 기분이 나아질 뿐. 세상에는 항상 당신보다 낫거나 못한 사람들이 있거늘. 앞일을 계획하는 것만큼 지금까지 이뤄낸 것들을 음미하길. .. 더보기
혁명이란 창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얽혀 들어가는 것이다. 중에서 http://blog.nocutnews.co.kr/sniper492/2372364 쌍용자동차에서는 무급휴직자 455명 복직에 노사가 합의했다. 모두 잘 됐다 한다. 쌍용자동차에서 사람들이 쫓겨나고 숨져갈 때는 왜 저리 시끄러워 하며 창문을 슬그머니 닫았던 우리 사회, 우리 언론들이 잘 된 일이라며 환영한다고 말한다. 노동자만 억누르던 정부도 한시름 덜었다고 좋아한다. 쌍용차의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는 아무런 진전 없이 비참한 사람들,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비극의 밑바탕에 깔린 쌍용차에서의 회계조작 등 부정비리 의혹은 국정조사없이 그냥 넘어가자고 한다. 과연 무엇으로 이 불의한 시대에 정의를 세울 수 있을까? 1월 20일이면 용산참사 4주기이다. 을 보며 '참 슬프고 딱하다'. 혁명의 청년들을 .. 더보기
운명의 변덕과 관계없이 꿋꿋한 사슴이 아름답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해직 두 해만에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 중에서(2013. 1.7 밀레와 동시대의 화가인 쿠르베는 사냥을 좋아했다. 그는 사냥꾼의 눈매로 동물의 표정과 동작을 포착하고 이를 화포에 꼼꼼히 묘사했다. 그래서 쿠르베가 그린 동물들은 아주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물론 그렇게 사냥꾼의 시선으로 그리다 보니 그림의 동물과 화가 사이에서는 늘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명을 놓고 다투는 관계에서 날 선 긴장이 없을 수 없다. 쿠르베의 은 수사슴 한 마리가 경계를 서고 나머지 사슴 두 마리가 그 보호 아래 체온을 나누며 웅크린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다. 경계를 서는 수사슴은 지금 매우 예민한 상태다. 바스락 하는 소리라도 들었는지 귀를 쫑긋한다. 혹시 천적이나 사냥꾼.. 더보기
우리는 살아야 한다.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비극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대재앙이 벌어졌고, 우리는 폐허 속에 서 있다. 우리는 작은 새 거주지를 짓기 시작한다, 작은 새 희망을 가지기 위해.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미래로 가는 순조로운 길은 이제 없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물을 돌아가고, 타고넘어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살아야 한다. 아무리 많은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 데이빗 허버트 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연인 중 더보기
"그동안 우리가 듣지 못했던 말들을 바로 지금 들어야 하지 않나" 요점은 이것이다. 첫째, 제대로 대의되지 않고 있다는 것. 둘째, 대의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정치학이나 사회학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나에게 이 두 논의는 각자 강조하는 부분이 다를 뿐 서로 모순 관계를 이루는 것 같지는 않다. 즉 동시에 참인 명제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두 명제가 언제나 함께 존재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 볼 따름이다. 이 두 명제는 함께 있을 때에만 상대방을 ‘참’으로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뒤집어 말하면, 다른 하나가 간과되고 어느 하나만 남으면 결국 둘 모두 불완전하고 공허해지는 것이 아닐까. 귀한 지면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까닭은 다른 것이 아니다. 둘 중 하나가 절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것 같아서다. 뉴스 채널들은 하루 종일 정치 토.. 더보기
"직업으로서의 기록, 굳이 위계를 따질 필요가 없다" # 프레시안 : 기록하는 것이 자기 일이란 점을 강조했다. 언제부터 작가라는 직업적 정체성을 가지게 됐는가. 이선옥 : 스스로 나를 작가라고 표현한 적은 없다. 명함이나 바이라인의 '르포 작가'라는 직함은 취재할 때 쉽게 나를 설명하기 위해 쓰는 거지 아직도 그런 표현이 어색하고 불편하다. 난 기록 노동자다. 난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계급의식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데, 마찬가지로 스스로 나를 노동자라고 칭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작가라는 말에 담긴 허영에 경멸을 느끼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웃음) 나를 떠받치는 의식은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논란 때 진중권 씨가 나를 가리켜 '무명작가 이선숙'이라고 했다. 얼마나 무명이면 이름도 틀렸겠나. (웃음) 작가 앞엔 그렇.. 더보기
"만약 당신들과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 엔더의 게임 누군가 죽고, 짓밟히고, 무너져야만 끝나는, 패배한 자의 삶은 폐허가 되어버리는 것이 전쟁이다. 언젠가 황현산 선생님은 “전쟁은 단순한 추상명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것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포탄이며, 구덩이에 파묻히는 시체 더미이며, 파괴되는 보금자리이며, 생사를 모른 채 흩어지는 가족”이라고 말이다. 소설 은 그런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아주 먼 미래의 지구, 그곳에 외계의 지적 생명체 ‘버거’가 침공해왔다. 두 번째 전쟁에서 전멸의 순간까지 내몰렸던 인류는 ‘메이저 래컴’이라는 위대한 장군덕택에 가까스로 승리한다. 그로부터 80년 후 버거와 세 번째로 치를 전쟁을 앞둔 인류에게는 또 다른 장군, 최고의 지휘관이 필요했다. 오늘날 국제연합(UN)의 평화유지군과 비슷한 형태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