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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마음에 남아

"그동안 우리가 듣지 못했던 말들을 바로 지금 들어야 하지 않나"

요점은 이것이다. 첫째, 제대로 대의되지 않고 있다는 것. 둘째, 대의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정치학이나 사회학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나에게 이 두 논의는 각자 강조하는 부분이 다를 뿐 서로 모순 관계를 이루는 것 같지는 않다. 즉 동시에 참인 명제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두 명제가 언제나 함께 존재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 볼 따름이다. 이 두 명제는 함께 있을 때에만 상대방을 ‘참’으로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뒤집어 말하면, 다른 하나가 간과되고 어느 하나만 남으면 결국 둘 모두 불완전하고 공허해지는 것이 아닐까.


귀한 지면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까닭은 다른 것이 아니다. 둘 중 하나가 절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것 같아서다. 뉴스 채널들은 하루 종일 정치 토크쇼를 진행한다. 나는 좀 지긋지긋하다. 선거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가 듣지 못했던 말들을 바로 지금 들어야 하지 않나. 난입과 점거가 아니면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조차 없는 수많은 이들의 말이 전파를 타야 하지 않나. 단식 중인 해고노동자들,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는 대학청소노동자들, 쪽방촌 할머니들, 바로 그분들의 말을 듣고 싶다.


- 2012. 11. 23 <경향> 신형철, '바로 지금 우리가 들어야 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