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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마음에 남아

"사회적 질병의 처방책은 공개다"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사악한 조건 또는 부도덕한 관행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있다고 믿지 말라. 그리고 법을 지나치게 믿거나 의존하려고 하지 말라. 처방 차원에서 탄생한 제도는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기 쉬우며 오히려 탄압의 도구로 사용되기 쉽다. 사회적 산업적 질병의 처방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공개이다. 햇볕은 최고의 소독제가 될 수 있고 전등은 가장 효과적인 경찰이 될 수 있다." 루이스 브랜데이스 전 미국 연방대법관의 말. 내란음모사건을 취재하며 들었던 생각도 비슷하다. 어쨌든 "그들의 생각은 처벌이 아닌 토론 대상"이란 변론을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더보기
섬마을 그집에는 제비가 오려나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지음/이레 칼럼이었나 동정 기사였나. 기억은 불분명하다. 그가 결혼한다는 기억에 ‘앗’ 속으로 외마디 외쳤던 어스름한 장면만 떠오른다. 오랜만에 를 읽다 그때가 생각났다. 인터넷 검색창에 이름 석 자를 넣어보니 결혼소식도 벌써 3년 전 일이다. 시인은 여전히 강화도에서 물때 달력을 보고 있단다. 더보기
'사실'과 '개인' 사이에서 쉽게 쓰지 말아야 할, 그러면서도 쉬이 내뱉어버리는 말이 '상식, 선/악, 옳다/틀리다'다. 군사독재정권시절 총칼을 들고 앞장 섰던 사람들이 여전히 떵떵거리며 사는 모습을 볼 때면 이 단어들은 더욱 힘을 발휘한다. 그정도로 권력과 탐욕이 정의와 공익을 짓밟는 사안이 아니어도 마찬가지긴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 이야기의 전달자들은 경계하며 써야 할 단어들이 바로 '상식, 선/악, 옳다/틀리다' 아닐까. '철저히 사람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말을 표지에 쾅 박은 을 읽는 내내 나는 기자로서 사실을 전달하는 것과 그 뒤에 '개인'을 남기는 것 사이에서 현기증을 느꼈다. 며칠 전 민감한 사안을 취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문제는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또 그럼에도 좀처럼 풀리지 않을 문제일 것 같다. .. 더보기
"좋은 바람이 불 땐 그 바람에 맡기면 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2161559131&code=990100 …(중략)…이 대자보는 다른 사람의 ‘안녕’에서 자신의 ‘안녕’을 찾고 서로에게 안부를 묻게 한다는 점에서 다른 대자보와 결이 다르다. 다른 대자보가 말을 하는 것이라면 이 대자보는 읽는 이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읽는 사람이 보탤 말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타인의 안녕을 돌아볼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자기 자신이나 돌보고 살아야지 주제넘게 다른 사람의 안녕에 신경을 쓰다가는 자신도 탈락할 수 있다는 공포가 지배하는 사회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능력이다. 학교에서 친구가 왕.. 더보기
오르막길 - 정인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 더보기
"삼촌, 우리 아빠 이야기요… 잘 써주세요." 장례식장 구석에서 메모를 하던 기자에게 석원씨의 딸 에스더(5)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삼촌, 우리 아빠 이야기요… 잘 써주세요." 2013. 05. 16 검은 시신 얼굴에 난 눈물 자국... "죽으면서도 애들 생각" ==================================== 가끔 한 줄이 참 부끄럽다. 순간순간 피로감, 답답함, 막막함 등에 너무 쉽게 한 줄을 써버리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그 한 줄은 하찮은 활자, 0과 1로 이뤄진 디지털 세계의 아주 작은 티끌 하나에 불과하겠지만 누군가에겐 전부일 수 있다. 그를 위해 조금 덜 부끄러운 한 줄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더보기
"독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진실을 기대한다" 사내 게시판에 한 선배가 올린 글의 일부. 마지막 문장이 무겁다. ============================= 에이브럼슨 국장은 주제가 멀티미디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많은 시간을 들여 언론의 기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시기적으로 보스턴 마라톤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는 작심한 듯 "언론이 부정확성의 루비콘강을 건넜다"면서 언론사 간 속보경쟁으로 인한 부정확한 보도를 질타했습니다. 물론 속보와 사실 확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는 점도 이야기했습니다. 강연 전날 보스턴 테러 용의자가 누군지 밝혀졌는데 그는 그날 새벽 1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했다고 하더군요. CNN과 AP가 부정확한 정보를 양산해내는 동안 이 거대한 물결로부터.. 더보기
당신에게 묻는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 - 남종영 지음/한겨레출판'온난화 방치하면 세기말 평양이 제주도된다'4월 1일 는 기상청의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인용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지 않은 채 온난화가 지속되면, 21세기 후반 평양의 연평균 기온이 현재의 서귀포 수준으로 높아진다"고 보도했다.하루 전, 기상청은 올해 말 나오는 '국가간 기후변화협의체(IPCC)' 제5차 보고서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후변화 평가 기준을 적용, 한반도의 기후변화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만약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배출하면 21세기말 한반도의 연평균 온도는 현재(2001~2010년 평균) 11.0도보다 5.7도 높아진, 16.7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최고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 2개월가량 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