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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몇 가지

모두들 말은 한다 언론계에 '혁신'이라는 단어가 유령처럼 떠돈 것은 제법 오래된 일이다. 변곡점은 역시 SNS의 등장 같다. 웹 2.0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던 언론계에 소셜미디어는 생산과 유통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방점이 찍힌 쪽은 유통이다. 언론사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계정 운영이 중요해졌고, 개별 기사들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날개를 달았다. 신문 지면이나 뉴스 사이트의 '머릿기사'가 갖는 힘은 여전히 유효하나 SNS에서는 기사의 지위보다는 내용이 중요해졌고, 설령 지면 한 귀퉁이에 있던 기사라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떨칠 수 있음을 우리는 지금 확인하고 있다. 생산 면에서도 '인터랙티브 뉴스', '데이터 저널리즘' 같이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 새롭에 보여주는 기사들이 등장했다. 언론계 종사자라면 '혁신'.. 더보기
"우리는 여느 언론과 다르다" 12월호에 실린 글. 아직 블로그에는 올라오지 않아서 PDF 파일로만 확인 가능하다; 어찌보면 꿈같은 얘기지만... 기사로 밥벌이하는 사람들이라면 늘 꿈꾸는 이야기들. =====================================by 안수찬 편집장 샌디에이고의 목소리(The Voice of San Diego, 이하 VOSD)를 발견했다. 2005년 2월 창간된 이 매체는 미국 최초의 비영리 디지털 뉴스 기업이다. 개인 또는 재단의 후원만 받아 운영되는데, 창간 10년이 지난 다음에도 ‘디지털 시대에 지속가능한 탐사보도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당연하게도 여러 탐사보도 관련 언론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국의 ‘뉴스타파’도 이와 비슷한 모델의 언론이다. 이들이 홈페이지에 밝힌 ‘우리의 임.. 더보기
"그런 기사는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아요" http://diversity.co.kr/8173/ "미디어오늘 기자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떻게 보면 노동 기사가 가장 쉬울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집회 현장 가서 그 사람들 이야기, 그러니까 부당 해고당했다는 억울한 이야기 들어주고 기사를 쓰는 건 어떻게 보면 아무도 다치지 않는 행동이에요. 그리고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아요. 그런 기사는 기업에서 아파하지도 않거든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니까. 물론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죠. 우리가 가서 그들을 찾아 주고, 그 사람들 목소리를 들어 주고, 사람들에게 읽히게 하고,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긴 한데… 그런 걸로 세상이 바뀔 수 있었으면 진작 바뀌었겠죠. 그런 걸 넘어서야 해요. 노동자들은 말을 잘 해줘요. 그렇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거든요. 기.. 더보기
"전쟁이 인간을 그렇게 피폐하게 해요" '좋은 인터뷰이'는 좋은 인터뷰의 대전제이지만, 그에게서 얼마나 '좋은 이야기'를 끌어내는가는 전적으로 인터뷰어의 능력이다. 한겨레 토요판에 연재 중인 '이진순의 열림'을 볼 때마다 많이 드는 생각이다.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인터뷰도 그렇고, 김민기씨 인터뷰도 그렇고. 이진순씨는 좋은 인터뷰이에게서 좋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비법이 있는 건가 궁금하기도 하다 ㅎㅎ 탈북자 강룡씨 인터뷰 같은 걸 보면 인물 선정에도 남다른 감각이 있는 듯. 아무튼 한 번 만나서 인터뷰 비법 좀 들어보고 싶은 분이다. 아래 발췌한 내용은 지난주(8월 15일)에 실린 김영미 분쟁전문 저널리스트의 인터뷰다. 페북에서 보니 언론인의 자세랄까 정신 관련 내용을 담은 부분이 많이 공유되고 있던데 사실 나는 세상에 찌든 속물이 되어버렸는.. 더보기
"중요한 것은 카드가 아니라 뉴스"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20150812104449 "내가 ’지식채널e’를 눈여겨본 건 흥미로운 주제와 깔끔한 스토리텔링 때문이었다. 영상으로 가득한 텔레비전에서 사진으로 구성된 스토리가 나오는 게 흥미롭긴 했지만, 그런 ‘낯설게 하기’는 잠깐이었다. 이후엔 얼마나 재미있거나 유익하냐가 관전 포인트였다. 요즘 유행하는 카드뉴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카드뉴스이기 때문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카드뉴스에 적합한 스토리를 흥미롭게 잘 담아낸 것이 주된 경쟁 포인트다. 물론 '지식채널'과 달리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경쟁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중략)... 난 카드뉴스가 ‘전통적인 기사 .. 더보기
탐사보도기자가 되는 12가지 방법 미디엄에서 우연히 발견한 30년차 고참 기자의 글. 어찌보면 뻔하고, 당연한 내용들인데 너무 맞는 말들이라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영어 공부도 할 겸 끙끙대며 번역했다. 오역과 의역이 많으리라 예상한다(OTL)... 원문은 여기 ================================= 1. 열심히 취재하고, 열심히 써라. 좋은 탐사보도는 철저한(hard-nosed) 취재에서 시작한다. 픽션에서 팩트를 찾아내고, 과거 기록을 파헤치고, 확실한 인터뷰를 쫓으면 마침내 실체가 불분명한 것들을 걷어내고 보도의 목표가 분명해진다. 물론 힘들고, 사람을 지치게(mind-numbibg)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당신이 힘든 만큼, 글을 쓰는 데에 필요한 모든 정보들을 모은다. 봐주지 말라. ‘~할 수 .. 더보기
"콘텐츠가 아니라 프리젠테이션이 문제"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39550.html "과거 우리는 CBS의 댄 래더라는 기자 이름을 보고 뉴스를 봤지만, 이제 CBS나 댄 래더란 이름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요즘 젊은이들은 친구들이 공유해준 링크의 뉴스를 더 신뢰한다. 전통 언론 내부의 나이 든 세대에게는 이 자체가 공포스럽고 두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 없는 바보인 것이 아니다. 그들은 를 통해 북한이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몇 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즐긴다. 정치에 진짜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걸 보여주는 방식을 싫어했던 것뿐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영상과 뉴스를 갈구하고 있다." "언론이 직면한 또 다른 도전은 플랫폼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 더보기
"왜 기자가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그동안 한국 언론의 자유는 계속 침해당하고 있다. 한국에도 인상적이고 양심적인 기자들은 많이 있지만 권위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그런 도전을 하지 못한다면 왜 기자가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현 정부의 핏줄을 관통하고 있는 ‘연성 권위주의(soft authoritarianism)’와 대기업의 비대칭적 권력구도, 언론사의 질서를 흩트리는 광고수입 문제들은 한국 언론사들을 갉아먹고 있으며 뉴스를 통해 진짜 이윤을 창출하는 유일한 회사는 네이버뿐이라는 한국인 기자 친구의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네이버는 뉴스를 쓰거나 제작하지 않는다. 뉴스의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내 생각에 한국은 표면적으로만 민주주의로 나아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