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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몇 가지/휩쓸리기보다는

"콘텐츠가 아니라 프리젠테이션이 문제"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39550.html

"과거 우리는 CBS의 댄 래더라는 기자 이름을 보고 뉴스를 봤지만, 이제 CBS나 댄 래더란 이름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요즘 젊은이들은 친구들이 공유해준 링크의 뉴스를 더 신뢰한다. 전통 언론 내부의 나이 든 세대에게는 이 자체가 공포스럽고 두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 없는 바보인 것이 아니다. 그들은 <바이스>를 통해 북한이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몇 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즐긴다. 정치에 진짜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걸 보여주는 방식을 싫어했던 것뿐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영상과 뉴스를 갈구하고 있다."

"언론이 직면한 또 다른 도전은 플랫폼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부모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10대가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다. 이용자가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가장 진취적이고 젊은 이용자들은 그 플랫폼을 떠나게 마련이다. 20살 조카는 페이스북 계정을 없앤 대신 텀블러와 와츠앱을 좋아한다. 언론 입장에선 새로운 플랫폼과 앱이 튀어나올 때마다, 각각에 얼마큼 자원을 나눠 투자할 것인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독자와 시청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언론에는 큰 기회이자 도전이다. 어디로 가야 이들을 만날지 아는 언론이 결국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기자들이 소설가나 영화인들이 좋은 실화를 어떻게 재밌는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내는지를 배워야 한다. 이들은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전쟁, 자연재해, 부패 등은 할리우드 영화만이 아니라 뉴스의 좋은 소재다. 언론도 독자나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 뉴스 재밌네’ 생각하고 친구에게 공유해주도록 하는 게 바로 엔터테인먼트다. 그런데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은 이걸 잊어버릴 때가 많다. 콘텐츠가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이 문제다. 여기에 미래의 생존이 달려 있다. 기자가 경쟁해야 하는 대상은 음악·영화·드라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