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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마음에 남아

강만길, 『역사가의 시간』 중에서 (152~154쪽) 민족해방운동전선의 좌우익전선을 막론하고 해방과 함께 반드시 이루어야 할 혁명의 내용을 요약하면, 그것은 해방 직전 츙칭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내놓은 건국강령에 잘 나탄 듯이 토지혁명, 기업혁명, 인간혁명 등 세가지였다. 우선 토지혁명은 전통사회부터 재래지주들의 소유로 되어온 토지와 일제강점기에 새로 생긴 신흥지주들의 토지를 경작농민에게 무상으로 돌려주는 혁명이었고, 기업혁명은 구한말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에 걸쳐 조성된 철도‧은행‧대기업 등과 일본인 및 친일 반민족세력의 기업들을 몰수해서 국가소유로 하는 혁명이었다. 이러한 토지혁명과 기업혁명이 당시 제대로 완수되기만 했다면 신생 국민주권주의 국가의 경제적 기반도 확보됐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3대혁명 중 가장 중요한 인간혁명은, 일제강점기에.. 더보기
'그녀에게 말하다' 중에서 북 디자이너 정병규 -생사를 가르고 신을 만들어 내던 책이 독점 분야를 디지털에 내주고 반성을 한 거죠. 사전 같은 정보는 이제 디지털에 줘야 하고 책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야 해요. 새로운 아날로그란 쉽게 말해 손의 부활이에요. 계속 정보와 손의 거리가 멀어지는 방향으로 발전해 온 문명사의 반전입니다. 다른 매체는 에너지만 연결시키면 절로 정보가 나오지만 책은 인간의 손으로 열지 않으면 안 돼요. 결코 신속하고 편리하지 않죠. 얼마나 오만한 매체인지 몰라요. 잠시라도 인간이 주의를 돌리면 삐쳐서 제자리로 돌아가버리죠. 중간을 빼먹어도 줄거리가 이해되는 TV연속극과 달라요. 새로운 책은, 책이 촉각의 매체이기도 하다는 점을 깨달은 책이에요. 여태 나는 시각매체입네 주장해온 책이 절에 가서 반성하고 .. 더보기
My Favorite Tweets #1 aleph_k 비교적 최근까지의 과학적 성과와 통찰을 이해하고 그것을 대중화시키는 것. 참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할 일이다. 최소한 왜 전문가들이 그 문제에 매달리는지의 맥락부터라도. 3:13 AM Jan 21st heterosis 약을 만들어도 비싸서 못먹는다. 그럼 약을 만든 사람은 뭘해야 할까. 고민해봐야 한다. 10:52 AM Jan 21st romedios @ReadLead 그래도 책만큼 확실하고 방대한 지식을 응축해 놓은 정보공간은 없다고 생각해서 인터넷을 하더라도 독서량을 줄이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 ) 6:06 AM Jan 25th via web dooboo_ RT @penguin924 mb는 간디가 주창한 '사회 7대악'을 인쇄한 천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원칙 없는 정치 ▲도덕성 없는.. 더보기
가재미-문태준 극빈2 칠성여인숙에 들어섰을 때 문득, 돌아돌아 獨房으로 왔다는 것을 알았다 한 칼 방에 앚아 피로처럼 피로처럼 꽃잎 지는 나를 보았다 천장과 바닥만 있는 그만한 독방에 벽처럼 앉아 무엇인가 한 뼘 한 뼘 작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흘러 나가는 것을 보았다 고창 공용버스터미널로 미진양복점으로 저울집으로 대농농기계수리점으로 어둑발은 내리는데 산서성의 나귀처럼 걸어온 나여, 몸이 뿌리로 줄기로 잎으로 꽃으로 척척척 밀려가다 슬로비디오처럼 뒤로 뒤로 주섬주섬 물러나고 늦추며 잎이 마르고 줄기 마르고 뿌리가 사라지는 몸의 숙박부, 싯다르타에게 그러했듯 왕궁이면서 화장터인 한 몸 나는 오늘은 아주 식물적으로 독방이 그립다 가재미2 꽃잎, 꽃상여 그녀를 위해 마지막으로 한 벌의 옷을 장만했다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옷.. 더보기
농담할 자유도 ‘삼성'이 결정한다 출처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6701 농담할 자유도 ‘삼성'이 결정한다 LA타임스, 삼성에 100만 달러 소송당한 영국 언론인 사연 보도 홍석만 기자 / 2010년05월12일 10시20분 10일(현지시각) LA타임스는 명예훼손 혐의로 삼성에 100만 달러 소송을 당한 영국 출신 칼럼리스트의 사연을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마이클 브린 씨가 코리아 타임스에 2009년 12월25일에 쓴 칼럼이 삼성의 명예를 훼손하고 삼성의 미래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삼성에서 100만 달러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출처: LA타임스] 사연은 이렇다. 마이클 브린 씨는 정기적으로 코리아 타임스에 칼럼을 써 온 칼럼리스트이다. 브린 씨는 2009년 크.. 더보기
지금 이 순간의 역사 - 저는 과거사가 결코 죽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떤 언어로,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대중에게 접근하느냐 하는 부분까지 고려해서 우리가 내줄 수밖에 없는 부분은 내주고 다시 시작해야 할 부분들을 정확하게 다시 시작하자, 그런 마음입니다. 우리는 피해를 입은 개인들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개인들을 치고 들어갈 때, 가령 촛불 연행자들과 유모차 엄마들,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기소된 분들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공격을 지켜내야 했습니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선생님들이 잘렸죠. 그 선생님들을 우리 사회가 얼마만큼 지켜줬습니까? 시민사회가 공동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1980년대였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어, 어, 어, 하면서 계속 깨지고 있는 게.. 더보기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모두 절반만 기억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그와 잦은 다툼이 있었던 몇 달 동안 가장 많이 생각했다. A라는 일로 싸우게 됐을 때 그 상황을 이끌어가거나 혹은 해결하는 방식이 우리는 참 달랐다. 마무리 짓고 종료된 이후에도 비슷했다. 흔히 남자는 뒤끝이 없다고 한다. 여자는, 그 이후에도 당시 분위기와 했던 말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곱씹어 보게 된다. 한 마디로 뒤끝이 있다. 물론 이런식의 구별짓기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 편이지만, 점점 공감대가 형성되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그들 중 하나(One of them)'인 게 확실하다. '오! 수정(2000)'은 '그들'을 보여주는 영화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말하고 행동하는 것뿐 아니라 기억도 다르다. "소주는 다섯 병, 양주는.. 더보기
이제 대학과 자본이 답하라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 작지만 처절한 문제 제기에 대해 대학과 자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침묵하면 잊혀질 것이고, 잊혀지면 이 거대한 구조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잘 작동할 것이라고 믿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대학이라는 오래된 석탑에서 떨어져나간 돌멩이의 빈 자리는 시멘트 땜질로 메워질 것이고, 그것은 조만간 대학을 흉측한 시멘트 덩어리로 바꾸어놓을 것이다.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변화하는 대학에 적응하지 못한 한 학생의 이야기가 아니라 청년세대 모두에게 무차별로 행해지고 있는 말 없는 폭력이 이제야 겨우 수면 위로 돌출되기 시작한 첫 번째 사례일 뿐임을 기록해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퇴 고대생의 처절한 문제제기 내가 오늘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