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모두들 말은 한다 언론계에 '혁신'이라는 단어가 유령처럼 떠돈 것은 제법 오래된 일이다. 변곡점은 역시 SNS의 등장 같다. 웹 2.0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던 언론계에 소셜미디어는 생산과 유통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방점이 찍힌 쪽은 유통이다. 언론사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계정 운영이 중요해졌고, 개별 기사들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날개를 달았다. 신문 지면이나 뉴스 사이트의 '머릿기사'가 갖는 힘은 여전히 유효하나 SNS에서는 기사의 지위보다는 내용이 중요해졌고, 설령 지면 한 귀퉁이에 있던 기사라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떨칠 수 있음을 우리는 지금 확인하고 있다. 생산 면에서도 '인터랙티브 뉴스', '데이터 저널리즘' 같이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 새롭에 보여주는 기사들이 등장했다. 언론계 종사자라면 '혁신'.. 더보기 아이들의 방 시한이 촉박해도 잘 써지지 않는 글들이 있다. 자꾸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볼 것이 없는 SNS 사이트를 기웃거리게 만드는 글들이다. 마감의 압박이 있으니 마음을 다잡기는 한다. 그런데 유독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의 방' 작업은 처음부터 그랬다. 기존 업무에 인수인계까지 겹쳤던 이번에는 더욱 속도가 나지 않았다. 결국 목표한 마감일은 미뤄졌고, 휴가를 시작하고나서야 끝을 맺을 수 있었다. 4월에 1차로 32명의 방 원고를 준비할 때도 비슷했다. 사실 1차 기록을 정리할 때는 '이걸로 어떻게 작업을 하지'라는 답답함이 크다. 거기에 사진과 추가자료를 바탕으로 살을 더해 한 아이의 방을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엄마아빠들은 대개 '우리 OO는 착했어요, 속 썩이는 법이 없었고 엄마 음식이라면 .. 더보기 전수안 대법관의 퇴임사 있을 때 못다한 일을, 떠날 때 말로써 갚을 수 없음을 압니다. 그래서 '떠날 때는 말없이' 가 제 생각이었지만 이번에도 소수의견이라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다수 의견에 따라 마지못해, 그래서 짧게, 그러나 제 마음을 담아 퇴임인사를 드립니다. 법관은 누구나 판결로 기억됩니다. 저도 그러기를 소망합니다. 몇몇 판결에서의 독수리 5형제로서가 아니라 저 자신의 수많은 판결로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34년간 잘한 것 못한 것 모두 제 책임입니다.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평가와 비판은 제 몫이지만 상처받은 분께는 용서를 구합니다. 역부족, 중과부적(衆寡不敵·적은 수효로 많은 수효를 대적하지 못한다는 뜻)이 변명이 될 수 없음을 잘 압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최근의 어느 흉악범이라 할지라도 국가가 직접 살인 형을 집행.. 더보기 노무현의 회의록, 윌리엄 태프트의 욕조 [取중眞담] 기록이 힘없는 기록의 나라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사건 2009년 3월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아카이브(국립문서보관소) 설립 75주년 전시장에 거대한 욕조가 등장했다. 성인 네 명은 충분히 들어갈 이 욕조의 주인은 윌리엄 태프트. 키 180cm, 몸무게 150kg에 달했던 미국 27대 대통령이다. 1908년 12월 21일 그는 군함을 타고 파나마운하 건설 현장을 돌아볼 때 선실에서 사용하기 위해 이 욕조를 주문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태프트 대통령이 욕조와 함께 초대형 침대 제작을 의뢰한 빛바랜 주문서도 놓여있었다. 100년 전 대통령이 쓴 욕조와 그 주문제작서가 지금껏 남아있는 비결은 미국의 국가기록물 관리제도에 있다. 건국의 역사는 230여 년으로 길지 않지만, 미국은 어느 나.. 더보기 "우리는 여느 언론과 다르다" 12월호에 실린 글. 아직 블로그에는 올라오지 않아서 PDF 파일로만 확인 가능하다; 어찌보면 꿈같은 얘기지만... 기사로 밥벌이하는 사람들이라면 늘 꿈꾸는 이야기들. =====================================by 안수찬 편집장 샌디에이고의 목소리(The Voice of San Diego, 이하 VOSD)를 발견했다. 2005년 2월 창간된 이 매체는 미국 최초의 비영리 디지털 뉴스 기업이다. 개인 또는 재단의 후원만 받아 운영되는데, 창간 10년이 지난 다음에도 ‘디지털 시대에 지속가능한 탐사보도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당연하게도 여러 탐사보도 관련 언론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국의 ‘뉴스타파’도 이와 비슷한 모델의 언론이다. 이들이 홈페이지에 밝힌 ‘우리의 임.. 더보기 반성 나는 왜 이걸 기사화할 생각을 못했을까... OTL 이은의11월 25일 오후 8:29 · 수정됨 · 나는 오늘 해임됐다. 여성가족부 법률지원변호사로서 봄부터 형사재판 중의 피해자를 지원해온 사건이었다. 과거 공론화되었던 사건이었고, 아직까지 결론이 안나고 1심 재판이 진행중이었다. 오늘 제주도에서 택배를 받았다. 귀한 한라봉이 포장된 상자를 보는데 낯익은 이름이 보였다. 그저, 피해자가 제주도로 여행을 갔나보다 생각했다. 피해자의 재판이 진척이 안되고 자꾸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이라 추가 의견서를 한창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저녁에 메일이 왔다. 피고인측이 피해자를 증인으로 다시 소환했고, 지칠대로 지쳐버린 피해자는 그 출석요구를 거부하면서 이 재판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자신의 변호인도 해임한다는 해임서.. 더보기 [서초동일기] 20151127 내가 날렵했을 때 내 몸은 날렵했다. 어제 오후, 나는 이 과거형 문장을 다시 확인했다. 서울고법 306호 법정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온 사람들이 가득했고, 비어있는 좌석은 없었다. 한 쪽 구석에 겨우 주저앉아 노트북을 펼쳤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마음먹었는데, 앞쪽으로 쏠린 몸의 중심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10여분 뒤 법원청사 2층 현관쪽에서 쪼그린 채 KTX 해고승무원노조 지부장의 말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음 먹은 대로 움직이는 몸'은 당분간은 과거형인데도, 최대한 용썼던 이유는 KTX 해고승무원들의 판결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법원은 그들이 한국철도공사 소속임을 확인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의 사실상 마지막 판결을 내놨다. 원고 패소라는. 이미 몇 달 전 대법원이 같은 취.. 더보기 우리는 미디어 엘리트입니까 우리는 사실을 신봉하고 풍자와 추측, 과장, 비논리의 천적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원하는 이야기들만 내놓을 준비를 하는 레스토랑 종업원이 아닙니다. 사실만 늘어놓는 컴퓨터도 아닙니다. 뉴스는 오직 인간성이라는 맥락 안에서 유의미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저는 제 견해를 감추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또 여러분에게 저와 다른 생각들을 전달하기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겁니다.We’ll be the champion of facts and the mortal enemy of innuendo, speculation, hyperbole and nonsense. We’re not waiters in a restaurant, serving you the stories you asked for, just the way .. 더보기 이전 1 2 3 4 ··· 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