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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마음에 남아/밑줄을 긋다

우리는 미디어 엘리트입니까



우리는 사실을 신봉하고 풍자와 추측, 과장, 비논리의 천적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원하는 이야기들만 내놓을 준비를 하는 레스토랑 종업원이 아닙니다. 사실만 늘어놓는 컴퓨터도 아닙니다. 뉴스는 오직 인간성이라는 맥락 안에서 유의미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저는 제 견해를 감추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또 여러분에게 저와 다른 생각들을 전달하기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겁니다.

We’ll be the champion of facts and the mortal enemy of innuendo, speculation, hyperbole and nonsense. We’re not waiters in a restaurant, serving you the stories you asked for, just the way you like them prepared. Nor are we computers, dispensing only the facts because news is only useful in the context of humanity. I’ll make no effort to subdue my personal opinions. I will make every effort to expose you to informed opinions that are different from my own.


우리가 누군데 이런 결정을 하냐고요? 우리는 미디어 엘리트입니다.

Who are we to make these decisions? We are the media elite.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미국 언론의 이야기다. 게다가 허구다. 상업주의로 흔히 일컬어지는 미국 언론의 특성, 미국과 다른 우리나라 정서를 고려하고 보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다. 하지만 뉴스라면 ‘정보’ 이상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정의, 그리고 이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애정에 기반 해야 한다는 큰 가치는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드라마 속 뉴스맨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 기사로 누군가 이유 없는 피해를 입지 않았나 혼자 고민하고, 진한 동료애를 보여주기도 한다. 열심히 일하는 건 물론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룸>을 보며 웬지 꿀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던 건 그들에게 일상화된 고민의 깊이다. 보도의 파장과 사회에 끼칠 역할, 심지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고민하고 함께 토론한다. 그런 고민이 뉴스에 반영될 때 그들이 보도하는 ‘진실’은 힘을 가진다. 이쯤 되면 현실의, 내가 일하고 있는 뉴스룸과의 비교를 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토론이 사라진 보도국 문화, 형식의 발전이 내용의 발전을 앞서가는 뉴스, 잘잘못을 따져야 할 문제도 정파적 문제로 여겨지는 최근의 분위기가 못내 아쉽다. 그래서 드라마 속 제작진의 이 자신감이 현실의 언론인인 나는 보는 내내 부러웠다."


- 이정민 KBS 기자, <우리는 미디어 엘리트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