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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몇 가지/휩쓸리기보다는

기자로 커 나간다는 것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33405 "취재 임무에서 벗어났다면 귀사하는 중에 또는 집으로 돌아가 울기를 권한다. 재난 현장에서 숱한 죽음과 비극적 사연을 목격하면서도 냉정을 유지하려면 감정을 억제하고 충격으로부터 거리를 둘 심리적 방어막이 형성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임무가 끝났다면 심리적 방어막을 걷어내고 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잠시 돌아가 삶과 세상을 들여다보길 권한다. 도전과 경험이 기자를 키우지만 기자로서 커 나간다는 것은 그 이상의 것임을 이야기하고 싶다." 더보기
"여러분을 보며 정말 부끄럽고, 경멸스럽고, 안타까웠습니다" 누가 저 자리에 있어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을 거다. 나 역시 그랬다. '어떡하지'란 말을 계속 하면서도, 속으로만 되뇌이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다가갔다. 경계하는 아이들에게 위협아닌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차분하면서도 차가운 말 속에 칼이 숨어 있었다. 결국, 우리가 먼저 상처냈던 칼날이 되돌아온 셈일테지. 많은 것들이 무너졌다. 그 중 회복이 가장 어려워보이는 건 '신뢰'다. 정부가 재난상황에서 철저하고 빠른 대응으로 국민을 보호하리라는, 언론이 빠르고 정확한 보도로 현장 상황 등 각종 정보들을 전달해주리라는, 어른들이 아이를 구하리라는 믿음. 과연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 더보기
들풀님 글 중에서 # 우리는 습관처럼 잘못된 정책을 이야기하고 부조리한 정치를 이야기하고 나라를 좀먹는 정치인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 속에는 사람의 피와 살이 빠져 있다. 잘못된 정책, 부조리한 정치, 무능한 정치인이 어떻게 살아 숨 쉬는 사람의 목을 조이고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잘못된 정책, 부조리한 정치, 무능한 정치인이란, 실제로는 처절하고 참담한 일인데도, 농담처럼 비판하고 농담처럼 비난한다. 신문 사회면의 자잘한 기사들이 바로 그에 대한 해답을 준다. 기사 속에서 살인하고 살해당하고 자살하는 보통 사람들은 이 세상의 부조리가 드리우는 검은 그림자를 생생하게 꺼내어 펼쳐 보여준다. 사회 구성원 대다수를 옥죄는 구조적 문제는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가, 실패, 좌절, .. 더보기
"사람들은 다 안다고 생각한다. 일단 정보는 있으니까" 사건이 생기고 이슈가 생기면 이를 소화해야 하는데, 그 방식이 샌드위치 사먹고 라면 먹듯이 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보면 말은 풍성하지만 전부 단편적인 것이고, 극단화 된 것이다. MP3 음악처럼 여운도, 풍성함도, 명암도 없는 아주 건조한 뼈다귀 같은 소리만 남는다. 조중동 뿐 아니라 온라인상의 모든 소통방식이 그렇다. 책을 안봐도 사람들은 다 안다고 생각한다. 일단 정보는 있으니까, 조중동 식의 저널리즘에 의해 착색된 정보를 전부라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 그 정보의 가치나 의미, 맥락은 완전히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 김명인 편집주간, 인터뷰에서 더보기
"후배들한테 '너넨 참 힘들겠다'고 한다" 슬럼프라기보다는, 생각이 많은 요즘. 문서 폴더 한 켠에 담아뒀던 김중배 선배의 강연 기록을 꺼내본다. ============================== # 사의도(思議道), 생각하고 의논하는 길. 신문·방송 나오기 오래 전부터 언론은 있었다. 그들(기성언론)이 ‘언론’이라는 명칭을 갖는 것까지는 용서할 수 있다할지라도, 그에 걸맞은 언론의 지평을 과연 펼치고 있느냐 하는 문제 의식이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민주사회가 진전하고, 새로운 미디어, 온라인 매체, 소셜 미디어, 개인 미디어 등이 새로운 공공성을 획득해 가고 있는데 왜 그들만이 언론이라는 거대한 명사를 특정할 수 있는가. 대단히 부당하다. ‘사이버스페이스, 가상공간’이란 말이 맞는가. 가상공간이 실제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 더보기
어느 혼혈인의 죽음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791 변진경 기자 한 지적장애인 혼혈인이 있었다. 미군 기지촌에서 태어나 48년을 살다 8월15일 숨진 고(故) 김종철씨. 무연고 장으로 치를 뻔했는데, 유일한 혈육인 동생 김민수씨(가명·39)가 나타나 빈소를 지켰다. 동생과 마을 사람 등이 증언한 김종철씨의 기구한 삶과 죽음을, 동생 김민수씨의 일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형이 죽었다. 2008년 8월20일 새벽 6시, 경기시 파주시 문산장례식장 5호실에 내가 서 있다. 영정 사진 속 형은 피부가 검고 입술이 두껍다. 상복을 입은 나는 평범한 한국계 얼굴이다. 우리는 어머니가 같다. 파주시 문산읍 선유4리 옛 미군 기지촌에 살던 어머니는 아홉 살 터울로.. 더보기
“질문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왕이 된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597311.html 첫줄 중앙에서 “생큐, 미스터 프레지던트” 토머스는 각종 기록의 보유자다. 1943년 에서 복사하고 커피 타주는 사환으로 언론사에 발을 내디딘 그는 남성 중심의 언론계에서 금녀의 문을 열어젖힌 개척자였다. 기자들 모임인 ‘내셔널 프레스 클럽’의 첫 여성 간부, 백악관을 출입한 첫 통신사 여기자, 백악관 첫 여성 지국장,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첫 여성 회장 등등 헤아릴 수가 없다. 특히 그는 1960년부터 2010년까지 50년간 백악관을 출입하며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10명의 대통령을 취재했다. 또 약 30년간 브리핑실 첫째 줄 중앙에 앉아, ‘생큐, 미스터 프레지던트’라는 말.. 더보기
우리는 모두 해직기자다 문득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는 기자협회보의 글.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27895==================== 1945년 2월, 강의실 문을 열고 나온 뮌헨대학의 대학생들은 하늘에서 꽃잎처럼 흩날리는 유인물을 받아들었다. “나치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언론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라.” 웅성거리는 군중들 사이에서 두 남녀가 나치 교직원의 손에 붙들렸다. 그들의 이름은 소피와 한스. 연합군 최후의 공습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까지 남매의 청춘은 짧지만 푸르렀다. 386세대에게는 소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으로, 그 이후 세대에게는 영화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로 익숙한 반 나치학생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