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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끝을 벼리다/박기자의 하루

[서초동일기] 20140411 야근은 즐겁나...?

# 이번주는 목요일 빼고 죄다 야근이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데 낯설다... 어느 정도 예상한 상황이었는데도. 


오늘은 '서울시공무원간첩'사건 결심공판이 열리는 날이다. 6개월 전, '결심공판'이란 말을 들으면 '그게 뭐에요' 했는데 이제는 좀 덜 어색하다. 아무튼 검찰의 최종 의견진술에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있는 날이다. 


초창기부터 챙겨오진 않았지만, 요몇개월 지켜보면서 이런저런 감정이 들던 사건이었다. 작고 평범한 꿈을 좇았던 청년은 지금 표류 중이다. 상상하거나 추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두만강을 건너 북에 밀입국했고, 5kg짜리 짐을 절반 정도 줄여서 중국으로 보내는 등 간첩혐의를 받으면서 말이다. 하나뿐인 동생도 푸른 꿈을 안고 들어왔지만 갖은 고초를 겪은 끝에 추방당했고. 그런 그가 오늘로 두번째 기회를 얻었다.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할... 아마 어떤 결과가 나오든 대법원까지 싸움은 계속 될테니, 엉키고 섥힌 매듭이 언제 풀릴지는 지켜봐야 한다. 어떻게 풀릴지도 마찬가지. 


# 생각보다 사람들의 관심은 덜하다. 아마 'OO계모사건'이라고 이름붙여진 일들 때문이겠지. 다들 분노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 켠으론 마음이 무겁다. '죄를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너무 착하다. 천상의 언어다. 죄도, 사람도 미워하기에 인간이다. 하지만 괴물은 되지말자.


# 야근을 위해 제육볶음을 먹은 뒤 선배와 나눈 대화, 엠바고와 페북. 결론은 "발생 기사들로는 언론이 SNS를 이길 수 없다"는 것. 요즘 부쩍 실감하는 일이기도.


자 이제 슬슬 야근하러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