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의 '좌판' - 강정마을 지킴이 문규현 신부 중
어제와 오늘, 아니 밤과 낮의 경계조차 무의미한데 왜 몇 장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면 어김없이 쓸쓸해질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설레기보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조금씩 짜증내는 걸 보면, 어쩔 수 없다. 어리다고 하기엔 세월의 흔적이 깊어지고, 완숙해졌다기에는 설익음 풍기는 애매한 청춘이다.
마음 한 구석에 바람이 자꾸 들락날락거린다. 누군가의 합격 소리, 결실 없는 한 해를 살아냈다는 자괴감, 한 고비 넘으면 나타나는 또 다른 벽들, 그런 쓸쓸함들이 뒤엉켜 바람이 되었나보다. 슬픔 혹은 부러움조차 버거운 때가 된 걸지도.
돈키호테가 필요한 시대다. 부수수한 흰 수염을 휘날리며 구럼비 바위를 지키는 노신부, 99%의 목소리를 대신 외치려 선 현장에서 고막이 찢겨나간 시민운동가, 데스크의 쪼임이나 누군가의 손가락질에도 아랑곳 않고 거리에 나서는 기자, 그리고 수십, 수백대의 경쟁률이 어떻든 쥐꼬리만한 월급이 어떻든, 혹은 세상이 미쳤든, 오늘 넘어져도 끝이 아님을 잊지 않는 나, 그리고 당신.
돈키호테가 필요한 시대다. 부수수한 흰 수염을 휘날리며 구럼비 바위를 지키는 노신부, 99%의 목소리를 대신 외치려 선 현장에서 고막이 찢겨나간 시민운동가, 데스크의 쪼임이나 누군가의 손가락질에도 아랑곳 않고 거리에 나서는 기자, 그리고 수십, 수백대의 경쟁률이 어떻든 쥐꼬리만한 월급이 어떻든, 혹은 세상이 미쳤든, 오늘 넘어져도 끝이 아님을 잊지 않는 나, 그리고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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