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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두 여자의 부산놀이01

막내동생과 지난해 12월 27일 1박 2일로 다녀온 부산여행 사진들을 두 달만에 꺼내봤다. 낯선 공간에서 만난 풍경들은 마음 어딘가에 그리움과 따스함으로 남아 있다 이따금 들춰볼 때에 그 온기를 다시 전해준다. 어쩌면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그 감정들을 저장해뒀다가 한없이 일상에 허덕일 때 꺼내보기 위해서 아닐까.


# 여행의 시작.




# 첫 먹방은 부산역 앞 '초량밀면.' 처음 맛본 밀면은 사실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에 한 입 배어물면 촉촉한 육즙이 입가에 스며드는 만두가 인상적이었을 뿐.




# 늦게 먹은 아침 탓에 밀면 하나와 만두 1인분어치를 나눠 먹은 우리는 버스를 타고 태종대로 떠났다. 걷기 싫다는 동생을 어찌나 열심히 꼬셨던지. 생각보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그 시원한 공기 덕분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 하룻밤을 함께 보낸 남포동 '놀' 게스트하우스. 2인실은 이층침대였다. 선배들과 제주도에 놀러갔을 때 이층침대를 몹시 오랜만에 썼다. 동생이랑 누워보긴 처음이었다.




# 잠시 숨돌리고 난 뒤 국제시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향해 무작정 걸었다. 아직까지 정확한 지명을 모르는 그곳에서 우리는 '아리랑 김밥'을 먹었다. 부산 고유의 음식인가 했는데, 그냥 충무김밥에서 오징어무침을 젓갈로 바꾼, 특색 없는 분식이었다. 멍게젓이 제법 비렸다.




# 유부주머니는 만족스러웠다.




# 쓱쓱 소리를 내며 생선 '다라'를 끌고가는 아주머니, 어디로 가시나요.




# '넓고 빠른 LTE A'란 광고음악을 지겹게 들으며 횡단보호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렸다. 귀를 막고 건넌 그 길 끝에 보수동 책방골목을 알리는 표지등이 있었다. 




# 나름 기대하고 갔지만 평범했던 보수동 책방골목. 아무래도 예전보다 헌책을 찾는 사람이 적으니 가게 수나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나보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맛은 있었다. 오후 7시 반에서 8시 사이쯤 도착했다고 기억하는데 의외로 많은 곳들이 문을 닫는 중이었다.




# 멋스럽던 어느 책방.




#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야 진짜 국제시장을 만났다. 아직 분주하게 골목을 누비는 손님들이 있었고, 하루 밥벌이의 지겨움과 신성함에 젖어 있는 상인들이 있었다. 고소한 튀김 냄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던 어느 노점 앞에서.




# 그냥 아무 포장마차에서 사먹었더니, 씨앗호떡은 실망스러웠다.




# 하지만 어묵 종류가 다양해서 체면치레. 그러고보니 이번에 제대로 된 가래떡 꼬치를 못 먹었네.




# 트리축제가 열리고 있는 남포동 거리에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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