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떨린다. '설렌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다가가고 있다. 더디게만 느껴졌던 걸음이었는데, 그래도 계속 걸어온 덕분이었다. 한동안은 비탈길을 데구르르 구르는 것 같았고, 비포장도로 위를 맨발로 내딛는 느낌이었다. 쉬운 순간들보다, 쉽지 않았던 때가 많았고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어 '내가 왜?'를 외쳤던 날들이 빈번했다.
간절하지 않았다. 다만 원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선택은 내 몫이었고, 비판과 훈계, 충고들을 비판하는 일 역시 그랬으니까. '환상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테지만, 환상이 '적었던' 만큼, 바랐다. 내가 꿈꾸는 일이 내 것이길, 어서 잡을 수 있기를. 힘들었다. 정상 근처에서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 같은 날들도 많았다. 울기도 했고, 소리치기도 했고, 침묵으로 삭히기도 했다. 그런 날들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걸까? 의심많은 나는 불안하다.
그래도 즐기고 싶다. 인생이 롤러코스터라면, 나는 지금 올라가고 있다고. 그동안 충분히 내려갔으니 이젠 올라갈 때라고.
물론 또 다시 아래로 쑥 떨어지는 날들이 있겠지만, 지금은, 지금은 올라갈 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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