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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얼굴이 하얀 고시생을 만났고,

# 얼굴이 하얀 고시생과 만났다. 고동색 교복 치마가 찢어질듯 말듯하게 인조잔디 위에서 펄쩍펄쩍 뛰던 여고생들은 어느덧 '서른 즈음에'를 기다리고 있다. 한 명은 신림동 고시촌 책상 하나 붙잡고, 하얀 얼굴이 더 하얗게 될 정도로 틀어박혀서. 다른 하나는 비정규직 인생과 밥벌이의 지겨움에 떨며 그래도 꿈 하나 잡아보겠다고 애쓰면서. 우리는 그렇게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함께 앉아 술을 마시고 대화했다. 상황이 비슷한, 그래서 좀 더 공감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든든한 가족이나 죽고못할 애인이 있는 만큼 꽤 큰 행운이다. 게다가 정 없고, 추억 없고, 인연 없어 생애 텅 빈 페이지처럼 남은 고교시절에 대해 한두 줄 끄적거릴 수 있게 하는 고마운 친구 중 하나다.

꿀동동주가  한 잔, 두 잔 오갈 때마다 우리는 묵혀뒀던 답답함을 쏟아냈다.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달려간다는 허망함, 아무 것도 잡지 못한 현실 앞에서 느끼는 허탈감, 용기와 운에 기댈 수밖에 없는 막막함… 세상은 참 녹록치 않다. 일과 사랑, 우정, 신뢰 등 삶의 축 하나하나 맡고 있는 것들에 의지할 수 없다면 버티기 정말 힘들다. 점점 체감한다. 가끔 그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이제는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아프다. 아마도, 이 또한 나이듦이 주는 자연스런 결과인가보다.

# 일하긴 정말 잘했다. 경제적인 도움도 크지만, 정말로 우리가 '제대로 끼인' 세대임을 깨닫는다.  이 사회가 점점 '희망'이란 단어를 지우려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 희망이란 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삶을 즐길 여유다.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엄청난 명예와 권위를 원하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을 꿈꾸고, 믿고, 살아가는 것. 그마저도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나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지우긴 쉽지 않다.

'삶은 苦'라고 치부했던 사춘기 소녀의 고통은, 나름 낭만이 있었다. 흔들리는 자아, 앞날에 대한 막막함, 삶의 철학 같은 것들이 마음을 아리게 했으니까. 근데 점점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안겨주는 고통이 있고, 커져가는 크기와 늘어가는 무게가 있다. 포기하면 끝이니까,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를 현실적으로 고민해본다. 문제는, 결국 이건 개인 수준에서 감당하고 해결하면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 그렇다 하여 나는 전선 앞에 설 욕심도 용기도 없다. 운동을 하기엔 욕망이 너무 많고, 정치를 하기엔 욕망이 너무 적다. 기자라는 일이 덧없고 하찮다는 뜻는 아니다. 어쨌든 '삶은 내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는 옛 노랫말이, 우리 세대와 우리의 아이들의 보편적인 삶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두렵다.

# 거대담론과 거대권력이 세상에 영향을 주는 일은, 결국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었다.

# 생각해보니 지난 가을부터 반년 넘게 음주가 잦았다. 쉬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좀.. 난 지방간을 가진 여자이고 싶진 않다. -_- 물론, 지금 당장 덜 먹더라도 합격하면 부어라 마셔라 해야 한다는 게, 오늘의 노력이 내일의 말짱꽝으로 전락해버린다는 게 걸리지만...그건 나중 일이니까...ㅠㅠㅠㅠㅠ

#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고, 쓰고.

# ㅋㅋㅋ

출처 : 한겨레 사이언스온 http://scienceon.hani.co.kr/archives/16608

K60

 
용접은 쇠를 녹여서 두 물체를 붙이는 것이다. 쇠를 녹이려면 많은 열이 필요하며, 많은 열을 얻으려고 전기 또는 가스를 쓴다. 가스는 주로 아세틸렌을 쓰며, 이것을 산소 아세틸렌 용접이라고 한다. 즉 아세틸렌(C2H2)에 산소가 들어가면 이산화탄소, 물과 함께 많은 열이 생긴다. 이 반응식을 만화의 넷째 칸에 그렸다. 아세틸렌이 쇠를 녹일 정도로 많은 열을 내는 것처럼, 학교 이성 친구는 주변 학생이 열을 받게 만든다.

- 근데 이 유머는 쥐뿔이나마 남은 전공지식 덕분에 이해 가능하잖아...맙소사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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