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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오래 전부터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이 새기지 않고 몸이 변하지 않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고집이 센 점과 커다란 인정욕. 둘이 조화를 이룰 때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멋진 승부사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뭐든 임계점이 있기 마련, 적정수준을 넘어가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귀를 닫고 마음을 열 줄 모르는, 주목받거나 인정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어린애로 만들어 버린다.

요즘, 아니 계속 그렇다. 깊이와 넓이를 갖고 싶다면서 정작 말과 행동은 점점 얕아지고 좁아진다. 옹졸함과 인색함은 히스테리로 변해간다. 그의 말이 맞다. 한 없이 작아지는 느낌, 안에 꽉 차 있던 자신감은 어느새 텅 비어버렸고 얄량한 자존심만 남았다.

인정해야 한다. 나는 한 없이 부족하고 어떤 종류의 통찰이나 깊이를 갖기엔 아직 담금질이 적다. 똑똑한 것과 삶의 깊이와 넓이를 갖는 건 분명 다른 일이고, 리더보다는 서포터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과 기회가 더 많은 때다. 그건 내가 무능하거나 못난 게 아니라 자연스레 겪어야 할 단계 중 하나고, 만약 그것이 '최선'이고 '확실'하다고 느낀다면 거기서 모든 가능성은 닫힌다.

좀 더 집중하자, 나약함과 불안에 휩쓸려 모두를 의심하기보다는, 무언가 밀리거나 빼앗기고 있다며 두려워하기보다는. 분명, 아니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그래야 하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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