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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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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의 착한 이야기가 고맙기보다 그냥 그런 얘기라고 느껴지는 걸 보면 점점 고슴도치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뻔한 얘기여도 고마워해야 할텐데, 그러질 못하니 이 비뚤어진 심성같으니, 하며 스스로를 책망해야 하나. 뻔한 얘기를 쉽게 하며 남 모르게 상처주는 사람들을 원망해야 하나. 후자는 어쩌면 쉬운 일이겠지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건 잠깐이다. 결국 모두가 나의 문제.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고 생각해봤다.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 차라리 지난해에 A사를 갔다면, 지금처럼 끊임없이 나를 의심하고 불평불만하고 까칠해지는 일은 덜했을까? 적어도 거기선 내가 원하는 타이틀을 달고 살았을 테니까, 괜찮았을까? 단 한 번의 아쉬움과 의심도 없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고집이 점점 세진다. 좋지 않다. 문제는, 나는 나의 단점들과 겉과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토록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하지 못하고 있다. 놔버릴 수도 없고, 도망쳐봤자 변하는 게 없다는 확신이 너무도 커서 그냥 있다. 마음 속에 맺힌 응어리의 크기는 커져가도, 점도는 끈적임 없이 단단하게 굳어간다. 좋지 않다. 알고 있다.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라고 물으면 나에게서든 남에게서든 너무도 뻔한 답이 나와서 아예 듣지 않게 된다. 아빠의 잔소리를 들을 때처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다. 이런 내가, 나는 참 이상하고 두렵다.

세상이 나를 알아봐주지 않는다고, 그래서 속상하고 힘들다고 우는 일이면 차라리 나을 것 같은데.
갈수록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사람이 되는 것 같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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