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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공짜 공연 :)


20100515 '착한 콘서트 두드림' @ 마포아트센터 ⓒ 한겨레



한겨레 인터넷방송국 하니tv 개국 1주년 기념 '착한콘서트 두드림'에 다녀왔다.
당첨을 위해 쑥쓰러운 사연 하나 남기고 - 갈수록 그럴듯한 글을 쓰는 능력만 늘어나는 듯?;; 지난번 취임사나 추천서도 그렇고...이러다 이쪽 글쓰기만 잘하게 되면 어떡하지? -ㅅ-;;;

아무튼, 라인업이 상당히 괜찮았던 콘서트였던터라 '또 일방적으로 스케줄을 잡았다며' 입이 나온 남친의 짜증에도 비굴하게 가자고 졸랐다;; 정말 나는 노력하고 있다규 ㅠ

첫번째 타자는 이한철 밴드. 음, 생각보다 깔끔하고 세련된 외모에 놀람; 이날 저녁 대구에서 열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오프닝을 맡은 것 같기도 했는데, 특유의 발랄함도 한 몫한듯. 슈퍼스타, 좋아요 등 총 5곡을 부르며 사람들을 방방 뜨게 만들었다 ㅎ

그 다음은 '제2의 전람회'란 별명으로 불린다는 노 리플라이(No reply)란 듀오였는데, 솔직히 (감히) 제2의 전람회는 못 되고, 그냥 홍대 김동률...☞☜ 객석을 비춘 영상을 본 남친은 "여성 관객들의 눈이 모두 하트가 됐다"며 "저런 게 먹히는 얼굴이군"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도 귓속말로 "원래 저런 모범생 스타일이 내 이상형이었는데"라고 한마디 하기도 ㅋ 이날 출연진 중 유일하게 처음 듣는 이름이라 궁금했는데, 음 노래는 그럭저럭. 외모는, 키크고 깔끔한 얼굴에 건반 치며 노래 부르는 보컬이라니- 그걸로 충분하잖아?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예전에 이름과 얼굴의 반전을 경험한터라 -_- 노래가 궁금했다. '스끼다시 내 인생'은 들어본 적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공연 중간중간 수시로 아대를 얼굴에 쓱 문지르며 땀을 닦던 그는, 가사 하나하나 뚝뚝 끊어가며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힘쓰는 모습이었다. 참 또박또박 노래를 부르는 윤종신이 생각났음; 여튼 "왜 나를 빨갱이로, 혁명가로 만드냐"는 노랫말이 인상적이었다. mb정부들어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자꾸 싸움닭이 되고 있다. 우울한 시대는 사람들을 투사로 만든다.

그리고 중간에 한 커플의 프로포즈 타임이 있었고, 남친은 울었다..; 사실 나도 글썽글썽하긴 했는데, 왠지 1만톤의 부담감을 안겨주는 게 아닐까 싶어서 참고 있었음..-ㅅ- 하지만 나보다 더 소녀같으신 그 분은 이미 눈가를 훔치고 있었다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하게 나왔던, 공연장에 함께 와 애인 몰래 준비한 영상을 틀고 "나랑 결혼해줄래"를 외치는 그런 프로포즈였는데, 막상 직접 목격하니 감동이 두 배더라. 솔직히 나 같으면 펑펑 울 것 같은데, 여자분이 너무 담담해서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프로포즈에 이어 사회를 보던 시와님이 마이크를 잡았는데, 그의 노래가 궁금했지만 왠지 생뚱맞은 느낌이랄까..-ㅅ- 분위기는 박지윤+장필순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왠지 어색했다. 혼자 들었으면 '아 좋다 좋다'라며 무한대로 반복했을 그런 노래였는데, 이날은 그랬다.

좋아서 하는 밴드는, 노래 가사는 재밌었지만 감동은 적었다. 다만 '옥탑방에서'를 들으며 마음이 짠해져서, "노래를 부르고 사랑을 나누고 수많은 고민들로 힘들어도 하다가 결국 또 웃으며 다시 꿈을 꾸었네"라는 노랫말이 내 4년 동안의 일상이었는데, 그때가 그리워져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립다, 참 많이.

하지만 이 날의 주인공은 역시 국카스텐! 사실 난 '국가+스텐'인 줄 알았는데, 독일어로 '만화경'이란 뜻이라고...OTL 역시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해;;

괜히 '올해의 헬로루키'로 뽑히고,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신인상(심지어 2NE1을 제치고)과 록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게 아니었다. 괜히 보컬이 "우리 노래 진짜 죽이는데, 리마스터링 앨범 진작에 나왔으면 상 싹쓸이 했을 거"라고 자뻑한 게 아니었다... 생긴 건 마른 유상무상무상 같은데, 노래는 정말 ..ㅠㅠㅠㅠ



수다만큼이나 중요한 건, 함께 무언가를 하는 일이다. 그저 시간 때우려고, 유행코드에 맞추려고 극장에만 가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공연은 만족스러웠고, 방방 거리며 신났던 토요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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