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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하고 정확한

버티는 것에 대하여

연이은 공채 소식에 갑작스런 바쁨이 찾아왔다. 마냥 기다리는 일보다는 낫다. 자소서를 쓰고, 필기를 준비하고, 다음 단계를 기다리는 날들이 주는 정신없음이 백수의 무기력함을 조금 지우는 효과가 있어서다. 그런데 마음은 더 헛헛하다.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수차례 반복하고 있는 과정들은 무엇을 향한 것들인지 모르겠다는, 뜬금없는 막막함이 찾아온다. 꼭 이렇다.

어쩌면, 버티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열정이나 희망이나 기대감보다는 물러설 수 없다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꾸 나는 낭만을 찾나보다. 치기 어린 마음으로, 세상과 다른 자아에 푹 빠져 한 없이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되 어딘가 반짝이던, 낭만을 좇던 나를 그리워하나보다. 

조금 쓸쓸하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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