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비밀인데, 도어스 음악이 왜 좋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동호회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마. 날 죽일지도 몰라." "실은 나도 마일스 데이비스가 뭐가 대단하단 건지 전혀 모르겠어. 우리 오늘 이 얘기는 무덤까지 가져가는 거다. 아바에 맹세해."
- 이적의 트위터 짧은 픽션(http://jucklee.tumblr.com/)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둘러싼 얘기들을 볼 때 내 심정이 딱 저렇다.
지난 목요일 아침, 되지 않는 평영 발차기로 끙끙대다 샤워를 한 후 휴대폰을 켰다. '[속보] 애플 전 CEO 스티브 잡스'가 화면 정중앙에 등장했다. 깜짝 놀랐다. '한 시대가 끝나가는구나'
트위터와 페이스북, 언론사 홈페이지 등은 순식간에 잡스 이야기로 채워졌다. 시대의 아이콘, 기술로 문화를 창조한 천재 등등 많은 수식어들이 그의 화려한 삶을 한층 더 빛나게 했고, 죽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안다, 대단한 사람이란 걸. 기계나 운영체제엔 별다른 관심없고, 상식 문제로 나올까봐 스마트폰이니 클라우딩 서비스니 하는 것들은 열심히 외우는 나지만. 스탠포드대 졸업식 명연설 'Stay hungry, stay foolish'도 마음을 울렸고, 검은색 테틀넥에 청바지를 입고 자신만만하게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 역시 인상적이었다.
근데, 잘 모르겠다. '죽은 스티브 잡스보다 산 김진숙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을…'이라는 말에 누군가 거북해 할 정도로 그 죽음을 슬퍼해야 하는 건지. '죽음조차 평등하지 않다'는 말은 쓸데없이 왜 떠오르는 건지.
'지금, 여기'가 내겐 더 중요하다.
'그'는 갔고 '그'는 여기 있다.
말하고 싶었던 전부다.
'지금, 여기'가 내겐 더 중요하다.
'그'는 갔고 '그'는 여기 있다.
말하고 싶었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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