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마다 찾아오는 친구가 있다. 감기. 쉽게 추위를 타는 체질인지라 얇은 카디건류는 꼭 챙기는 편인데, 며칠 전 깜빡 집에 두고 나온 날, 과하게 시원한 지하철을 2시간 가까이 탔더니 냉방병과 감기가 완벽한 조우를 했다. 그냥 기침만 하고 콧물 좀 나오는 수준이면 모르겠는데 열이 났다 안 났다 한다. 문제는 그때마다 어지럼증으로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것. 이틀 전에는 머리가 너무 무겁고 온몸이 뜨거워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다.
가을이 가까워지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유독 이 계절이 돌아오면 마음이 어지럽다. 냉정과 열정,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려고 안간힘을 쓰다가도 이 때만 되면 평형감각을 잃어버린다. 현재 진행형이다.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여려진다는, 상투적인 표현으로 합리화하고 싶다. 다시 시작된 체온 상승과 어지럼증 때문에 감기약을 삼켰다. 그래도 혼미하다. 정엽의 '혼잣말'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더 어지럽다. 가까워지고 있는 계절을 탓하고 싶다.
누구나 한 편의 영화를 찍는 일이 삶이다. 대부분 다큐나 휴먼드라마에 가까운 스토리다. 지고지순한 멜로나 역동적인 로드무비, 눈물나는 비극이 간간이 있지만 드문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치않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평탄한 삶, 안정감 있는 일상, 함께 같은 곳을 볼 수 있는 사람, 이런 몇 가지 요소만 갖춰진다면 우리는 드라마틱한 인생역정보다는 잔잔한 삶을 바란다. 그 범주에 속하는 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이곳의 나날도 그렇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찾아 오는 멜랑꼴리함,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우물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서늘함 혹은 서글픔의 감정들은 나를 툭툭 치고, 때론 마음들을 조각내 버린다. 그 부서진 잔해들을 주어 담을 힘조차 없게 만들 때도 있다.
이 청승맞은 감정들, 모두 가을 때문이다. 가을 탓이다.
가을이 가까워지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유독 이 계절이 돌아오면 마음이 어지럽다. 냉정과 열정,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려고 안간힘을 쓰다가도 이 때만 되면 평형감각을 잃어버린다. 현재 진행형이다.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여려진다는, 상투적인 표현으로 합리화하고 싶다. 다시 시작된 체온 상승과 어지럼증 때문에 감기약을 삼켰다. 그래도 혼미하다. 정엽의 '혼잣말'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더 어지럽다. 가까워지고 있는 계절을 탓하고 싶다.
누구나 한 편의 영화를 찍는 일이 삶이다. 대부분 다큐나 휴먼드라마에 가까운 스토리다. 지고지순한 멜로나 역동적인 로드무비, 눈물나는 비극이 간간이 있지만 드문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치않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평탄한 삶, 안정감 있는 일상, 함께 같은 곳을 볼 수 있는 사람, 이런 몇 가지 요소만 갖춰진다면 우리는 드라마틱한 인생역정보다는 잔잔한 삶을 바란다. 그 범주에 속하는 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이곳의 나날도 그렇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찾아 오는 멜랑꼴리함,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우물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서늘함 혹은 서글픔의 감정들은 나를 툭툭 치고, 때론 마음들을 조각내 버린다. 그 부서진 잔해들을 주어 담을 힘조차 없게 만들 때도 있다.
이 청승맞은 감정들, 모두 가을 때문이다. 가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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