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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소소한 일상


# "안녕하세요, 문학번역가 겸 작가JB예요. 으허허허허"

죠스떡볶이로 자축을 하며, 눈 내리는 거리를 울며 걸었다던 오빠는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이 넘쳐 어쩔 줄 모른다는 듯 웃었다.
하루의 지루함과 몽롱함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웃음이었다, Literally!

어쩌다보니 글을 쓰는 두 남자와 삼겹살을 먹고 마늘당을 꾸리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계단 하나 하나를 밞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꿈을 지지해주는 것 못지 않게, 글이란 소재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참 큰 행운이다. 물론 지향하는 글쓰기의 성격은 다르지만, 말과 글을 업으로 하려는 사람들끼리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화제가 되기 힘든 종류의 것이다.

# 책을 중구난방식으로 읽는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욕심이 있는 만큼 잘 안 된다. A를 읽다보면 B가 눈에 들어오고, C와 D도 나를 유혹하고.. 요즘엔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과 엄기호씨가 쓴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를 읽는 중. 장하준 교수의 신작은.. 사실 얼핏 봤을 때는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큰 틀에서 다른 것 같지 않아서, '어떻게' 읽을지 고민이다. '거대한 전환'하고 비교, 정리하며 읽으면 참 좋을 듯하지만, 그 방식과 시간에 있어서 가닥이 안 잡히기도 하고..

조지 오웰의 '나는 왜 글을 쓰는가'와 마이클 샌텔의 '정의란 무엇인가' 등등 그밖에 읽어야 할 책들도 많은데, 문제는 이 리스트에 집착하다보면 한 권을 읽는데 열중하는 나머지, 제대로 곱씹는 게 없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의 독서 대부분이 그랬다. 양보다는 질이라고 말하지만, 역시 말만 쉽다. 좀더 깊이 사유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 '되는 것'에 집착하고 싶지 않다. '어디에서든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일종의 허영일 수도 있긴 하지만, 이왕이면 좋은 곳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하고 싶다. 1등급이 되고 싶다기 보다는, 1등급이 갖고 있는 어떤 힘과 책임을 소유하고 싶어서다. 설령 힘과 책임을 갖게 된다고 해서, 세상을 바꾸고 정의를 구현할 것이란 생각은 여전히 하지 않는다. 나는,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이 될 깜냥은 없는 사람이다. 물론 과거와 오늘의 수많은 다윗들은, 스스로 그 길을 택했다기보다 택하게 된 것일테지만.

# "어쩔 수 없는 건가보다 생각하자, 난 이제 그 부분에는 무감각해진듯"
아는데, 그래도 씁슬하다. 무감각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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