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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하고 정확한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지난주 금요일 <조선일보>에서 특강을 들었다.
어쩌다가 부탁을 받아 이번 기사는 내가 쓰게 됐는데, 주제가 '당신의 성공, 글쓰기에 달렸다'란 것이다.
어제 저녁, 기사를 쓰려고 맘먹고 카페에 앉았다.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글을 잘 쓰는 요령, 무엇이 중요한지는 알겠지만 정작 모르는 게 있었다.

왜 글을 쓰는가, 글을 잘쓰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여전히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믿는 까닭은 무엇인가.

본질적인 고민, 그리고 나름의 본질적인 답들이 없으면 결국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수박 겉핧기일 뿐이다. 점점 기술이 늘어갈수록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자꾸 '쓰기'에만 집중한다. 기계랑 다를 바 없다. 컨테이너벨트 속도에 맞춰 제품을 조립하는 그것과 정해진 시간, 분량에 맞춰 글을 생산하는 나는 무엇이 다를까. 몇년 전 그걸 알았을 땐, 정말 싫었다. 그토록 멋지고 아름답게 느껴졌던 일조차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실망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고 앞으로도 있을 생각이다. 그럼 답이 필요하다. 적어도 어디선가 주워들은, 금가루 뿌린 생선회 한 점처럼 있어보이는 그런 답이 아니다. 정말 내가 찾은 답. 진짜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잘 쓰고 싶은 이유는 결국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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