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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하고 정확한

나의 실수에 관대하지말자

그는 늘 내게 "기준은 엄격하지만, 자신의 오류를 잘 용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매번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막상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 일에서 가지치는 문제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늘도 그랬다. 29일 단원고 유가족 대책위 기자회견에 갔다. 대표분의 성명서 낭독이 있었고 열심히 받아쳤다. 하지만 날본을 정리하는 시간보다, 발언 이후 배포받은 성명서를 그대로 치는 게 더 빠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기자회견 취재 때 성명서와 발언의 취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발언보다는 문서로 쓰인 쪽이 보다 정리가 된 편이란 판단도 컸다. 어쨌든 오류가 발생했고, 논란이 빚어졌고, 오보낸 기레기가 됐다. 


억울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생각했던 것도 맞다. 하지만 유가족분들이 사과문까지 낸 걸 보니... 그저 한없이 죄송하다. 아침부터 머리가 멍하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근데 변해야 할 부분들은 늘 있기 마련이고, 그건 어느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까 좀 더 엄격해지자. 기준만이 아니라 나의 오류에도.




[사과드립니다]


어제(29일) 저희 세월호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시 배포하였던 기자회견문 관련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습니다.


기자회견 시 "정부 및 관련기관"이라 발표하였으나 배포한 기자회견문에는 "교육부"로 명기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기자회견 직전 "교육부"에서 "정부 및 관계기관"으로 수정하였으나 배포단계에서 문안을 수정, 확인하지 않고 배포한 저희의 잘못입니다.


이로 인해 기자회견문을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잘못된 지적을 받은 연합뉴스 및 언론사와 기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희 유가족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간극을 좁혀나가던 차에 명백한 저희의 실수로 연합뉴스 및 언론사, 기자 여러분들의 명예에 누를 끼치게 된 점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립니다.


2014년 4월 30일

세월호사고 유가족대책워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