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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일상의 메모

# 가급적 꾸준히 글을 쓰고, 생각을 확장시키려 노력하는 요즘이다.
밀도 있는 글, 자유로운 상상력, 풍부한 밑천 그런 것들을 갖고 싶다.

# "당신에겐 단 한 가지 길밖에는 없습니다. 당신의 마음 깊은 곳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가서 당신에게 글을 쓰도록 명하는 그 근거를 캐보십시오. 그 근거가 당신의 심장의 가장 깊은 곳까지 뿌리를 뻗고 있는지 확인해보십시오. 글을 쓸 수 없게 되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이것을 무엇보다 당신이 맞이하는 밤 중 가장 조용한 시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 나는 글을 꼭 써야 하는가? " 깊은 곳에서 나오는 답을 얻으려면 당신의 가슴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가십시오. 만약 이에 대한 답이 긍정적으로 나오면, 즉 이 더없이 진지한 질문에 대해 당신이 " 나는 써야만 해 "라는 강력하고도 짤막한 말로 답할 수 있으면, 당신의 삶을 이 필연성에 의거하여 만들어 가십시오. 당신의 삶은 당신의 정말 무심하고 하찮은 시간까지도 이 같은 열망에 대한 표시요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일반적인 주제는 피하고 당신의 일상생활이 제공하는 주제들을 구하십시오. 당신의 슬픔과 소망,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편린들과 아름다움에 대한 당신 나름의 믿음 따위를 묘사하도록 해보십시오. 이 모든 것들을 다정하고 차분하고 겸손한 솔직함으로 묘사하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당신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나 당신의 꿈 속에서 나타나는 영상들과 당신의 기억 속의 대상들을 이용하십시오.
 당신의 일상이 너무 보잘것없어 보인다고 당신의 일상을 탓하지는 마십시오. 오히려 당신 스스로를 질책하십이오. 당신의 일상의 풍요로움을 말로써 불러낼 만큼 아직 당신이 충분한 시인이 되지 못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십시오. 왜냐하면 진정한 창조자에게는 이 세상의 그 무엇도 보잘것없어 보이지 않으며 감흥을 주지 않는 장소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친애하는 카푸스씨, 내가 당신께 드리고 싶은 충고는 바로 이것입니다. 당신의 내면으로 파고 들어가 당신의 삶의 샘물이 솟아나는 그 깊은 곳을 살펴보라는 것입니다. 그 원천에 도달하여 당신은 당신이 꼭 창작을 해야 하는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답이 나오면 더 이상 그것을 캐묻지 말고 거기서 들려오는 그대로 받아들이십시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첫번째 편지』중에서

뜨문뜨문 읽고 있는 릴케의 편지들, 짧지만 담백하고 문장의 울림이 있으며 그 이야기들 하나하나 아름답다. 글을 쓴다는 것, 굳이 '문학'을 택하지 않더라도, 감성의 날실과 이성의 씨실을 엮어 '글'이라는 완성된 옷감을 만들어 내는 일은 조금 다른 삶을 보여준다. 잊지 말아야 한다.

# 차가운 서울의 스산한 겨울 거리. 비열하고 삭막한 도시지만 햇볕만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 심장을 두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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