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김제동씨가 기증한 ‘톤차임’으로 연주하고 있는 아이들. ⓒ 최원석
▲ 오픈행사를 축하하고자 찾아온 사람들로 ‘와락도서관’이 꽉 찼다. ⓒ 최원석
“조합원들에게 엄마의 집이 됐으면”
[인터뷰] 권지영 와락센터 대표
-드디어 와락센터가 문을 열었다. 소감은?
“급하게 준비하느라 정신없었고, 앞으로는 진짜 일을 해야 하니 제대로 바쁠 것 같다. 그런데 보람되게 바쁠 것이다. 책임감이 무겁다.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대구, 서울, 일산, 분당 등 여러 곳에서 도움을 주셨고 오늘도 150명 예상했는데 400명가량 오셨다.”
-평택 지역 여론은 아직 차가운 것 같다.
“온도차가 있다. 평택시민이 더 차가운 게 사실인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쌍용차가 이전에 지역에 기여를 잘 하지 못한 것도 있고, 사측이 파업 때 노동자간의 갈등을 일부러 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고는 이제 우리사회에서 흔한 일이다. 비정규직이 800만이고,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이 계약직으로 일하는 경우도 많다. 해고는 이제 일상에 가깝다. 와락이 지역주민에게도 좋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99%’끼리 싸우지 말고, 서로가 치유자가 되는 기운이 화선지 먹물처럼 지역에도 번져나갔으면 한다.
-다른 해고노동자들을 찾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 했는데.
“마인드 프리즘에서 실태조사 재실시를 고민 중이다.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시급히 지원해야 할 분들을 찾아 나서려고 하는데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지만 18번째 희생자를 막으려 한다. 지난 3~8월 상담을 받은 사람은 아내들을 포함해 25명이다. 2500명 넘는 해고자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숫자다. 어디선가 또 죽어갈 수 있다. 시청에서 평택에 거주하는 450명에게 우편으로 실태조사를 했지만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했다. 그만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평택시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행복맞춤 일자리’라고 쌍용차 해고 조합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공공근로를 지원해주고 있다. 우선 월 90만원은 벌고 있는데, 마음이 치유되어도 사실 삶의 조건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시와 국회의원들이 정치적으로 도와줬으면 한다. 정부, 최소한 경기도 차원에서 거시적인 압력이 가야 회사가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을까 싶다.
-쌍용차의 지금 상황은?
“공장에서 일하는 ‘산 자’들의 심리도 어렵다고 들었다. 상하이 자동차가 인수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인도의 마힌드라에 매각되다보니 ‘먹튀’에 대한 두려움이 계속 있다고 한다. 주야 2교대로 돌아가던 공장이 주간만 움직인다고 한다. 남은 사람들도 또 다시 일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와락이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가.
“못나도, 잘나도 늘 내 편인 엄마가 사는 집, 말없이 따뜻한 밥을 지어 먹여주는 집 같은 곳이었으면 좋겠다. 와락에 놀러오는 조합원들에게 ‘엄마 집’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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