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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읽어야 할 책들이 자꾸 쌓여간다


하지만 그걸 못 참고, 도서상품권 1만원을 손에 넣었다는 이유로 또 책 구입;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고경태의 <유혹하는 에디터>와 이번주 <한겨레21>을 손에 들고 터벅터벅 걸어왔다.
막 치석을 제거한 이와 잇몸 사이로 파고드는 통증과 빨리 처리해야 할 잡무들. 마감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완벽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오늘 하루 종일 마음은 무겁게 기분은 처지게 만든다. 이럴 땐 정말 바람 쐬러 훌쩍 떠나고 싶은 심정이랄까.

요즘 읽는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왜나는너를사랑하는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청미래,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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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알라딘에서 50% 세일할 때 부리나케 '주문' 버튼을 눌렀고, 완독한 걸로 기억하는데 내용과 감흥은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거기서 모든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요.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인생에서 뭘 원하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란 글귀를 보니 <인셉션>의 '킥'처럼 옛 기억이 찾아오긴 했지만. 뜨문뜨문 생각나는 건, 이 책을 구입할 때 참고한 리뷰에서 '재기발랄함'을 칭찬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 다시 보니 조금은 알겠다. 철학,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남녀상열지사와 엮어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확실히 이 사람 책을 읽다보면, 문학적 요소보다는 그 이야기들 바탕에 깔린 풍부한 교양에 자극받게 된다. 받으면 뭐하나 읽어야 할 책을 '쌓고만' 있는데..-_-

그래서 말인데, 이번 휴가는 어딜 가기 보다는 철저히 '휴식'하는 시간으로 보낼까 한다.
언젠가부턴 뜨거운 태양 아래 뛰노는 일, 그것도 교통대란을 뚫고 멀미를 참아가며 피서지를 찾는 일이 귀찮아졌다. 어린 동생땜에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는데, 친구들과의 파자마 파티를 위해 "엄마 아빠 단 둘이 여행 갔다 와" 하고 말하는 녀석을 보아하니 그 녀석의 방학 경험담을 위해 굳이 어딘가 가야할 이유도 사라졌으니 말이다.

집이 시원하면 좋겠지만, 아쉬운 대로 선풍기 바람을 쬐며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들이나 실컷 읽어야 겠다. <정선 목민심서>, <안녕 헌법>, <다산어록청상>, <사랑에 관하여>,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에 읽다만 <과학을 배반하는 과학>, <1984>, <감시와 처벌>, <첼리스트 카잘스..>도 마저 봐야 하고 새로 산 <유혹하는 에디터>, <숨그네>에 <언론법제와 보도>, <위기의 부동산> 등등도 봐야 하는데... 숨 넘어갈 것 같구나.. -_-;;; 아 서가를 가득 채운, 그래서 이사할 때마다 가장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나의 책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뿌듯하고 편안해지지만, 지식 허세를 버리고 허기를 채우려니 또 한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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