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나는 만큼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걸 몰랐던 그 때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 누구도 일러주질 않았네 공부를 잘했다. 똑똑하고 모범적이라는 칭찬은 밥 같았다. 남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에 갔다. 꽃 피는 봄, 뜨거운 여름, 아름다운 가을과 겨울을 즐기는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렇게 낭만에 젖은 날들을 상상하며 부풀어 있던 19살의 꿈은 첫 수강신청일에 산산이 부서졌다. 19학점을 들어야 했다, 10과목씩. 미적분에 물리, 화학, 생물 수업도 모자라 1학점짜리 실험 과목만 세 개였다. 매주마다 각 실험의 예비·결과리포트를 써야 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과목별 연습문제에 비하면 그 강도는 애교였지만, 무조건 리포트 6개는 완성해야 한 주가 마무리됐다. 그때처럼 지겹게 MSN 로그인을 하던 시절은 두 번 다시 없다. 과제들이 겹치면 새벽 한 두시까지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머리는 맑게 하려 발버둥쳐야 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