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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몇 가지/조금만 더

"'기자'의 노력에 해당했다"

프레시안 :  이 책은 일간지라는 틀에 담기 어려운 긴 호흡의 취재, 글쓰기에 대한 야심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것을 가능케 한 노력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고나무 :  한국의 신문 저널리즘은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긴 호흡의 글쓰기나 새로운 방식의 탐사 기획에 인색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현상과 사건을 더 오래 취재하고 대중적인 글쓰기로 풀어내야 한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확산되고 있다. 나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에 도움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 문제의식에 상응하는 환경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설득 작업과 긴 취재가 가능한 시간, 공간을 찾는 것은 '기자' 고나무의 노력에 해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나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동료나 선배와 만나고 대화할 수 있었던 배경이 컸다. 가령 내가 전두환과 관련된 과거의 모든 논란 재산을 목록화하겠다고 했을 때, <한겨레21> 전임 편집장이 3주라는 시간을 과감하게 허락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번 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쨌든 <한겨레> 기자로서 독자를 위한 좋은 기사를 생산하는 일과 신문에 다 담지 못하는 취재 결과물을 논픽션이라는 형태로 풀어내고자 하는 욕망의 교집합을 계속 유지하는 것, 그게 10년차 기자로서 나의 주된 고민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0816160443&section=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