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무거울 때면, 꼭 이 시가 생각난다.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灼熱)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그 열렬(烈烈)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對面)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本然)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너는 내 마음에 남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의 단결을 가장 잘 정당화하는 것 (0) | 2010.12.31 |
---|---|
안보를 묻는다/김연철 인제대 교수 (0) | 2010.12.02 |
진보는 형용사가 아닌 동사다. (0) | 2010.08.15 |
정상범주 안에서 (0) | 2010.07.18 |
가재미-문태준 (0) | 2010.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