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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하고 정확한

크리스마스가 딱 한 달 남았다.

# 아버지를 이만큼 이해했다 싶으면, 이만큼 이해하기 힘든 일이 생긴다. 다른 건 몰라도 정치 이야기에 있어선 늘 그렇다. 불편하고, 납득 못하고, 때때로 화가 나서 몇 마디 받아치고 싶어도 입술을 꾹 다문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 노보에 실을 글을 쓰기 위해 카페를 찾았다. 아이디어만 있고 하나도 나아가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뤄왔는데 결국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날에야 쓰기 시작한다. 한편으론 '나'를 드러내는, 마감과 데스킹에서 자유로운 글을 꽤 오랫만에 쓴다는 기쁨이 있다. 이렇게 글에서 멀어지는 직업이 기자인가 보다. 


# 어제는 속성으로 <트와일라잇>과 <뉴문>, <이클립스>를 봤다. 지난번에 심심해서 역시 속성으로 <브레이킹던 Part1>을 본 뒤 앞 이야기가 좀 궁금했다.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낭만적 사랑에 가슴 설렐 수밖에. 주의 깊게 안 봐서인지 '엄청난 오글거림' '어색한 연기'까지 눈에 잡히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뱀파이어 소년이 100년을 기다려 얻은 사랑이라니, 그 설정만으로도 혹할 수밖에. 그래도 에드워드는 에드워드고, 팽이는 팽이다. 나는 혼자 못 도는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어서 참 좋다. 나도 혼자 돌지 못하니까.


# 안철수 후보가 사퇴했다.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분석과 전망이 끊임없이 나온다. '필승론'이든 '필패론'이든  동의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그토록 열망하는 새정치, 정치 혁신이야말로 저런 '정치공학'이 아니라 '사람'을 믿는 일 아니었던가. 철없는 생각이고, 뜬구름 잡는 소리이고, 내가 그토록 비판했던 '추상적인 말'일지 몰라도 지금 곳곳을 채우고 있는 말과 말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답답하다.


# 아랫입술을 두 번이나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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