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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마음에 남아

공지영, cbs 라디오 인터뷰 중에서

 

◆ 공지영 > …그런데 예를 들면 이 사형제폐지운동에 있어서 이런 분들이 착해졌기 때문에 죽이면 안 된다, 이런 차원은 사실은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논의가 잘못하면 굉장히 감정적이고 동정적인 것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이런 이야기는 자제하는 편입니다.

◇ 김현정 앵커 > 다른 사람으로 개과천선했기 때문에 살려주자, 이런 의미는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공지영 > 네, 물론 나중에 가서는 논의가 돼야 되겠지만, 전체적인 기본 원칙에 있어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 그러니까 인권 차원, 또 한 가지는 재판이라는 게 완전할 수 없다는 측면, 그런 측면에서 더 고려를 해야 된다?

◆ 공지영 > 그리고 인간의 생명은 어떤 국가권력이나 이런 것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철학 같은 것들도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 지금 청취자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요. '공 작가님, 만약 자신의 직계가족이 피해를 당했을 때를 생각해보십시오. 얼마나 울분이 터지겠습니까?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복수를 하고 싶을 텐데?' 이런 질문에는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공지영 > 저 같은 경우도 이런 잔인한 질문이 와요. 저 같은 경우도 '당신 아이들이 죽었으면 어떡할 거냐?' 이런 끔찍한 질문들을 하시는 경우도...

◇ 김현정 앵커 > 이런 댓글이 굉장히 많이 달립니다.

◆ 공지영 > 네, 저의 어떤 힘든 면이기도 한데요. 솔직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런 일이 이미 일어나버렸다면 제가 범인을 잡아서 정말 그분들의 생명을 끊어서 저의 아이가 살아올 수 있다면, 저의 가족이 살아올 수 있다면 한번 다시 생각해봐야 되겠죠. 하지만 또 하나의 생명을 또 죽이는 것 외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깊은 고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올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 공지영 > 그러면 한 번 생각해보겠지만... 또 하나의 생명, 그 사람도 또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이럴 텐데요... 그런 것들이 과연 보복이라는 차원이 인류를 평화로 인도할 수 있는가, 우리를 모두 안전한 상태로 인도할 수 있는가, 하는 사실 역사가 이미 아니라는 것을 많이 증명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될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그 고리는 끊어야 한다는 말씀?

◆ 공지영 > 네. 다만 국가가 보복해준다는 차원이 될 수도 있는데요. 그것이 결코 사람들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상태로 전혀 인도하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이미 많이 보아왔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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