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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은가 원제는 '우리는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은가'였는데, 편집과정에서 달라졌다. 투박하긴 하지만, 난 원제가 좋은데 ㅎㅎ 아무튼 이석기 관련 취재를 하면서 늘 '도대체 이 사람들이 얼마나 위험하다고...'란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이들은 오래된 현실을 인정 못하고 과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왜 현재의 우리가 두려운 존재라고 치켜세우는지...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490 1994년 7월 8일 김일성이 죽었다. 다급하게 속보를 전하는 TV뉴스 앵커 목소리에 ‘전쟁이라도 나는 건가?’했지만 걱정은 잠시였다. 진짜 전쟁을 걱정한 건 그로부터 몇 년 뒤의 일이다. 나와 친구들은 노스트라다.. 더보기
[서초동 일기] 20150123 압수수색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2013년 8월 28일엔 서대문구의 한 커피숍에서 급하게 '통합진보당 관계자 압수수색' 기사를 썼다. 그날 나는 환경담당으로 기후변화 관련 기획 취재를 하고 있었다. 9월 4일에는 국회 근처에 다른 취재를 갔다가 엉겹결에 이석기 전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을 봤다. 다음날 구속영장실질심사부터 발부까지 취재하는 것 역시 내몫이었다. 결혼 준비를 하느라 1심은 초기만 담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몇 달 뒤 나는 수원지법 법정에 앉아서 '합정동회합'녹음파일을 듣고 있었다. 증거로 채택된 32개 전부를. 2014년 2월 17일에는 새벽 세 시에 집을 나섰다. 1심 선고공판 방청권을 받기 위해서였다. 상도동 집에서 수원지법까지 걸린 시간은 44분. 법원 당직자는 내게 "아무리 그래도 이 시간에 오시면 어떡하냐"며 .. 더보기
밤 12시 이후부터는 야간시위? 헌재의 이상한 결정 '일몰~24시는 시위 허용' 놓고 "자의적·입법권 침해" 비판 나와 헌법재판소는 27일 야간시위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를 '해 진 후부터 24시까지의 시위를 금지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헌(한정위헌)이라고 선고했다. 지난 2009년 야간 옥외집회 금지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데 이어 다시 한 번 집회의 자유를 강조하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나 '24시'라는 기준의 근거가 불분명한데다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헌재 재판관 9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과 공군 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이 낸 집시법 10조와 그 처벌조항인 23조 3호 위헌제청심판에서 6(한정위헌)대 3(전부위헌)으로 한정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한정위헌은 법 조항을 특정해서 적용하거나 .. 더보기
2015 올해의 책들 김대식의 빅 퀘스천 / 김대식 세상 물정의 사회학 / 노명우 유신 / 한홍구 기울어진 저울 : 대법원 개혁과 좌절의 역사 / 이춘재, 김남일 그가 돌아왔다 / 티무르 베르메스 풍운아 채현국 / 김주완 암리타 / 요시모토 바나나 세월호를 기록하다 / 오준호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 후루이치 노리토시 짜릿하고 따뜻하게 / 이시은 제로 투 원 / 피터 틸 1968년 2월 12일 / 고경태 페스트 / 알베르 카뮈 네메시스 / 필립 로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 리베카 솔닛 달려라 코끼리 / 최종욱, 김서윤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 한창훈 송곳 1-3 / 최규석 칠드런 액트 / 이언 매큐언 19금 남미 / 신종협, 한가옥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 / 조갑제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다니엘.. 더보기
[서초동 일기] 20150121 나는 얼마나 다를까 두 달만에 광주에 왔다. 반팔을 입고, 샌들을 신고 처음 찾았는데 이제는 두툼한 패딩을 껴입고 도착했다. 유족들 옷차림도 비슷하게 달라졌다. 대한민국 재판이 3심제라는 건 법조인이나 당사자, 기자가 아니면 실감 못하고 살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비극과 얽혀있다면 더더욱 그들만의 일이 된다. 해경의 구조책임을 유일하게 묻는 공판이, 선원들이 책임을 두고 사실관계를 마지막으로 다투는 공판이 처음으로 열린 날인데 법원 주변은 조용했다. 선원들 첫 공판준비기일이 있던 날과 1심 선고일에 비교해보면 적막할 정도였다. 하지만 유족들은, 옷차림만 달라졌을 뿐이었다. 슬픔도, 분노도 여전했다. 280일째 그들은 2014년 4월 16일을 살아간다. 2800일째에도, 2만 8000일째에도 다르지 않겠지. 그들만 살아가는.. 더보기
소소한 나날들 #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찍어 SNS에 올린 사진들 정리..2014년의 마지막 점심은 온전히 날 위한 밥상. 콜라비를 넣은 배추된장국을 끓이고 삼치를 구웠다. 밑반찬을 현미밥에 곁들여 먹었다. 새해엔 남편과 더 많은 집밥을 함께 먹길 기도하며.​​세밑에는 그래도 파티 분위기를 내야지. J오빠가 놀러와서 함께 와인잔을 기울였다. 꼬치구이와 펜네파스타는 성공이었지만 굴소스병을 탁 치는 바람에 소스가 콸콸 쏟아져서 야끼우동은 짜게됐다. 굴소스 맛이 제법 강하다는 걸 또 까먹었다.​가족들과 새해 첫 극장 나들이. 를 봤다. 아빠랑 몇 년만에 극장에 온 건지... 점점 눈물이 많아진다. '나이 먹으면 그렇다'는 남편 말이 맞나보다.​며칠 전 서초동에서 만난 기가 막힌 하늘. '예술이다'란 감탄사가 절로.. 더보기
다시, 민주주의 세상물정의 사회학 어쨌든 2014년 마지막 달의 최대 이슈는 ‘땅콩회항’이었다. 사람들은 회항이라는 사상 초유의 갑질에 분노했다. 재벌 3·4세들이 검증 받지 않은 채 무혈입성하는 한국 재벌 특유의 문화 탓에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는 반응도 많았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동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단지 ‘오냐오냐 소리만 듣고, 온실의 화초처럼 자란 부잣집 딸’이라서? 이 설명은 누구나 쉽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지만 2% 부족하다. 조현아는 괴물이 아니다. 한진그룹이, 오너일가가 만든 안하무인이 아니다. 그를 만든 것은 사회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약자들을 외면하며 정치적 권리를 소비의 권리와 맞바꿔버리는, 결국 ‘네 고통은 네 팔자’라고 말하는 우리가 또 다른 조현아다.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 더보기
[서초동일기] 20150108 갈림길에 선 법치 연말에 우연히 글 한 편을 접했다. 란 제목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진 않았다. ‘법조인들이 지배하는 사회’란 주제 자체가 식상했을 뿐더러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이석기 등등의 단어로 다시 한 번 머리가 복잡해지긴 싫었다. 해를 넘긴 뒤에야 이 글을 정독했다. 지난 주말 메모해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명단을 살펴보는데 조금 놀랐기 때문이다. 위원장을 포함해 특별조사위원은 모두 17명이다. 이 가운데 14명이 사법시험을 합격한 ‘법조인’이다. 명단은 다음과 같다. - 가족대책위 추천 : 이석태 변호사(위원장), 장완익 변호사, 이호중 서강대 로스쿨 교수 - 대한변협 추천 : 박종운 변호사, 신현호 변호사 - 여당 추천 : 조대환 변호사, 고영주 변호사, 석동현 변호사, 차기환 변호사, 황전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