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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끝을 벼리다/머뭇거림보다는

대한민국 1호 잃어버린 간판을 찾아서 ‘쫄면의 탄생지’ 인천 광신제면 “맛, 품질, 역사 자신있지만 경영 어려워” "간판만 갖고도 자랑이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쉴 새 없이 잘라져 나오는 쫄면 가닥을 한 무더기로 모아 정리하며 이영조(52) '광신제면' 대표가 말했다. 인천광역시 중구 경동가구거리의 한 골목에 자리잡은 광신제면은 '대한민국 1호 쫄면'을 만든 곳이다. 약 50년 전 종업원이 실수로 냉면보다 굵은 면을 뽑으면서 역사는 시작됐다. 이씨는 지난 2002년 가게를 인수해 남편 하경우(56)씨와 단둘이서 쫄면과 냉면, 소면을 만들고 있다. 13일 오전 9시쯤 광신제면을 찾았을 때 하씨는 한창 쫄면을 뽑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거대한 함지박 앞에는 20kg짜리 밀가루 포대 네 개와 양동이 세 개 놓여 있었다. 기자 눈에는 그저 통은.. 더보기
다시 일자리를 찾습니다만, 트위터 해고자 정씨 “힘없는 20대도 바꿀 수 있더라” 대학 6년 동안 지식과 추억을 쌓았다. 빚도 차곡차곡 쌓였다, 약 3천만원.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 탓에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고, 입학하자마자 학원 강사로 일했다. 빨리 직장을 얻어야 했다. 정혜정(가명·25‧서울시 동대문구)씨는 지난 18일 K출판사로부터 “합격했으니 5월부터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이 모든 게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희망에 젖었다. 출판‧편집 쪽 경력이 없는데도 합격했다는 사실에 정말 기뻤다. ‘출판사 편집자로 취직하게 됐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어느 출판사인지 여쭤 봐도??’ ‘K출판사예요. 예전에 ○○○이랑 ○○○, ○○○ 같은 책 나왔던.’ 유명 서적도 여러 권 낸 진보성향 출판사였다. 출판학교나 문화.. 더보기
또 죽을까봐… 오늘도 전화기를 듭니다 심리치유센터 ‘와락’, 쌍용차 23번째 죽음 막으려 전화 설문 실시 “띠리리리 띠리리리” 전화벨 소리에 칼국수를 먹던 사람들의 손가락이 멈췄다. 식탁 한 쪽에 앉아있던 김지영(가명,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주부)씨가 벌떡 일어나 옆방으로 달려갔다. 몇 분 전까지 동료 세 명과 전화를 돌리던 곳이다. 아까 연결되지 않았던 사람이 아닐까 싶어서였다. 한 통화도 놓칠 수 없었다. 김씨는 경기도 평택시 통복동에 위치한 심리치유센터 ‘와락(대표 권지영)’에서 지난 12일부터 전화 설문조사 진행요원으로 자원봉사 중이다. 와락은 2009년 회사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공간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3년 전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쌍용차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공장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