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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하고 정확한

모르겠다 시험용 글이 아닌 정보를 취합한 글이 아닌 그럴듯하고, 매끄럽기만 한 글이 아닌 글을 쓰고 싶다. 스터디에서 매번 같은 방식으로 '감'을 유지하기 위한 글을 쓰지만, 늘 뭔가 아니다 싶단 기분이다. 근데 그걸 안 하면, 불안하다. 남들은 다 밥을 먹는데 혼자 이건 진짜 밥이 아니라 '영혼의 양식'을 찾아야 한다고 떠드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어쩌면 돈키호테 같은 사람일지도. 남들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치 않는 풍차를 괴물이라며 공격하는 그처럼, 그런 문제를 혼자 짜증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건 분명 필요한 과정인 것 또한 사실이니까. 나는 검찰 개혁에 대한 입장과 오바마의 금융개혁, 그리스발 유럽 경제위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생각해야 하고, 천안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정리를 할 필요.. 더보기
사진을 찍었지요 사진을 다시 찍고 싶다. 필카를 들고 다니던가, 아님 DSLR을 사던가 해야 할텐데 필카를 들고 다니려면 우선 오버홀부터 좀 해야 하고, 그러려면 종로에 가야하는데 이를 미룬지 벌써 몇년째인가......;;; 하지만 DSLR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지... ㅠㅠ by Pentax MX 더보기
낭만이 필요한 나는 잡담을 늘어놓는다. # 크게 음악을 틀고 책을 펼쳤다. 햇살이 좋았고, 모처렴 손에 잡은 소설책은 술술 읽혔다. 좀더 집중하고 싶어 음악을 껐다. 문학의 언어들은 여전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아깝지 않은 것이 없었고 지금도 무엇 하나 놓쳐버리고 싶지 않아 두 눈을 크게 뜬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펜을 끼고, 옆에는 문장들을 담아 놓을 다이어리를 두고 책을 읽는 건 오랜 습관이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암리타'에 나오는 그 긴 대화와 김용택 시인의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뽑아낸 고운 글귀들을 모아 보물처럼 들고 다녔던 그때. 문학 소녀로 살고 싶었는데, 언젠가부터 문학은 자꾸 내게서 도망가는 듯 싶다. 아니 '공부'란 핑계로, 메마른 책들을 자꾸 접하다보니 내가 도망갔나보다. 그래서일까. 일상.. 더보기
사람들은 떠났고 이제는 이 불편한 의문과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자칫 그들의 죽음을 폄하하는 것으로 매도될까 입을 닫았던 두려움을 털어내야 한다. 3월26일 밤 9시20분께 천안함은 통상적인 초계활동 중이었고, 근무가 끝난 승조원들은 가족, 친구, 애인과 통화 혹은 문자를 하거나,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체력단련을 하거나, 근무를 위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고 있었다. 폭발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일어났다. 숭고한 애국심을 온몸으로 보여줄 자세도 아니었고, 그럴 시간도 없었다. 하다못해 자위 차원에서 몸부림칠 겨를도 없었다. 그들은 참혹한 희생자였다. 설사 정부와 군, 보수언론이 추정하듯이 북쪽 중어뢰의 버블제트로 말미암은 사고라 하더라도, 그들이 비명에 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건, 적이 후방 깊숙.. 더보기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은 어떡해" 수많은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들은 각자의 경험의 영역에서 편하게 살기를 선택하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의 상상으로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들은 비명 소리를 모른척 하거나 감옥 속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들은 직접 느끼지 못하는 고통으로부터 마음을 닫을 수 있다. 그들은 알기를 거부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할 수 있지만, 그들이 나보다 악몽을 덜 꾸는 것 같지는 않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을 선택하는 자들은 일종의 정신적 광장공포증으로 시달리고, 그것과 수반되는 고통에 시달린다. 의도적으로 상상력을 사용하지 않는 자들은 더 많은 괴물을 본다고 생각한다. 더 큰 두려움 속에서 산다. -- J.K. 롤링,.. 더보기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지난주 금요일 에서 특강을 들었다. 어쩌다가 부탁을 받아 이번 기사는 내가 쓰게 됐는데, 주제가 '당신의 성공, 글쓰기에 달렸다'란 것이다. 어제 저녁, 기사를 쓰려고 맘먹고 카페에 앉았다.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글을 잘 쓰는 요령, 무엇이 중요한지는 알겠지만 정작 모르는 게 있었다. 왜 글을 쓰는가, 글을 잘쓰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여전히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믿는 까닭은 무엇인가. 본질적인 고민, 그리고 나름의 본질적인 답들이 없으면 결국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수박 겉핧기일 뿐이다. 점점 기술이 늘어갈수록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자꾸 '쓰기'에만 집중한다. 기계랑 다를 바 없다. 컨테이너벨트 속도에 맞춰 제품을 조립하는 그것과 정해진 시간, 분량에 맞춰 글을 생산하는 나는 무.. 더보기
Anger management 애초에 화를 잘 내는 성격은 아니다, 화 대신 짜증을 잘 내는 편이지. 정말 화가 날 때도 누구한테 소리를 지르거나 치고받고 한 경우도 거의 없다, 그저 분루(憤淚)를 삼킬 뿐이지. 마음만 먹으면 해붙일 자신은 있다. 말발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도. 다만, 간디만큼은 아니더라도 비폭력평화주의자를 자청하는터라 굳이 긁어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좋게 좋게 넘어가려는 편이다. 물론 그런 상황이 유쾌하진 않다. 요즘엔 더 그렇다. 그럼에도 내가 가급적 화를 다스리려고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이만큼 노력하고 있고 more and more 싸움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 그걸 단순히 '니가 많이 잘못했으니까 찍소리 못하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정말 곤란하다.. 더보기
늘 그랬듯 필요한 건 믿음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불안한 것보다, 예전보다 발전했다고 자각하면서도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더 크다. 더 강해지고 있고, 나아지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더 큰 믿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