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의 미소에 놀라 굳어버리는 우리들은 어쩌면 겁에 질려 다른 가능성을 혼란과 파괴로 오해하고, 일시적인 평화를 위해 기꺼이 외부의 권위에 복종하는 최악의 선택을 저지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최악의 선택을 막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늘어선 감시카메라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게 아니라 공포의 실체와 대면하는 것이다. 조커의 일그러진 미소에서 왜곡되어버린 자유와 저항의 가능성을 발견할 때, 비로소 고담시(市)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필요한 건 배트맨 같은 어둠의 기사도 하비 덴트 같은 거짓 영웅도 아니다. 더 많은 안전과 그 안전을 위탁할 권위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 응시다. 그것만이 우리를 진정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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