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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

[서초동일기] 20151029 끈질긴 사람들 '기자'라고 불리면서 늘어난 것 중 하나는 능청이다. 대표 사례는 '잘 몰라도 은근슬쩍 끄덕끄덕하기.' 2013년이었나, 회사에선지 어디선지 선배와 대화하는 최승호 PD에게서 "요즘엔 뭐 그거, '화교남매' 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도 나는 그냥 '아 그렇구나'라는 표정으로 은근슬쩍 끄덕끄덕하고 넘겼다. 그 '화교남매'가 유우성·유가려씨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제법 시간이 지난 뒤였다. 사실 잘 몰랐다. 지난해 2월 14일 오후 5시, 법원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는 민변 쪽 공지문자를 받기 전까지도 별 관심 없었다. 그날은 매우 평화로운 발렌타인데이 겸 금요일로, 별 일 없이 칼퇴를 앞둔 상황이었다. 그런데 기자회견 문자는 4시 40분이었나... 아무튼 기자회견 예정 시각을 얼마 남겨두지.. 더보기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중에서 상당히 권위주의적인 국가에서도 정부 비판 언론은 존재한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비판 언론은 정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 비판 언론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킨다. 동시에 정부 비판 세력이 극단적인 그룹이나 비주류로 인식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중략)... 사실 정부 비판 언론이 정부에 위협이 되는 때는 그들이 합리적 중도노선을 지향하는 시점이다. ...(중략)...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더욱 '합리적인' 진보 성향의 신문, 좀더 균형감각 있고 잘한 게 있을 때는 때때로 정부를 칭찬할 줄도 아는 신문이 더 많은 독자에게 어필하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중략)... 한국이라는 환경에서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진보 언론은 반감을 가진.. 더보기
<마션>을 보고 왔다 # 기억이 맞다면, 생애 첫 '우주영화'는 이다. 선체 이상으로 우주미아가 될 뻔한 비행사 3명이 무사히 지구로 돌아오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다룬 이 영화에는 어김없이 나사(NASA, 미 항공우주국)이 등장한다. 휴스턴 기지에서 거대한 전광판과 복잡한 기계들을 모든 직원이 동시에 바라보며 '단 한 순간'에 집중했다 마침내 그 순간에 일제히 환호하는 장면도. 나사가 등장하는 영화라면 어김없이 나오는 일종의 클리셰다. 3년 뒤 개봉한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예상을 저버리지 않았다.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하나의 목표가 이뤄지는 그 순간, 카메라는 여느 우주 영화처럼 나사 내부를 비춘다. 많은 사람들은 오직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환호한다. 촌스럽게도, 나는 그만 이 광경을 보며 울컥했다. 을 보며, .. 더보기
'성향'이라는 허상 한국 사회는 '진영논리'가 지배한다. 언론이라고 다르지 않다. '불편부당'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보도는 모든 언론사가 본령으로 삼고 있는 원칙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다들 공개적으로 '우리는 이러네, 저러네' 말하지 않지만 모두들 알고 있다. A신문은 보수, B신문은 진보, C신문은 친정부·기업 등등... 매체비평글에서는 '보수지' 또는 '진보지'라는 표현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누구나 저마다의 눈으로, 저마다의 세상을 들여다본다. 언론이라고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해왔듯 '100점짜리 객관성'은 존재하지 않아서다. 오히려 각자의 주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는 더 건강하고 역동적일 수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 중 하나가 '다양성'인 데에는 괜한 이유가 있지 않다. 문제는 경향성이 보도의 '이.. 더보기